오타니 쇼헤이를 놓치고, 후안 소토마저 잡지 못했다. 스토브리그 빈손으로 전락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절박함이 이정후(25)에겐 큰 호재가 될 듯하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이정후의 유력 행선지로 꼽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이정후에게 오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계약이 임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지난 5일 포스팅이 시작된 뒤 일주일이 흘렀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진전된 소식은이 없다.
디애슬레틱은 ‘소식통에 따르면 샌디에이고와 이정후의 계약이 기정 사실화된 것은 아니다. 소토와 중견수 트렌트 그리샴을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한 샌디에이고는 예상 페이롤(팀 연봉 총액)을 1억5600만 달러로 낮추며 투수진 뎁스를 확보했다. 하지만 소토뿐만 아니라 그리샴 이탈로 외야에 2명이 필요해졌고, 최소 1명 이상의 선발투수와 여러 명의 구원투수를 찾고 있다. 이정후와 계약하면 남은 자금의 상당 부분을 쓰게 된다’며 페이롤 감축 기조로 인해 이정후에게 큰돈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애슬레틱은 ‘오타니가 LA 다저스로 가면서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관심을 보일 수 있는 구애자 중 하나다. 아마 샌디에이고보다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을 것이다’고 실탄을 비축한 샌프란시스코행 가능성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기대했던 대형 선수 영입이 아직 없다. 오타니 영입전에 뛰어들었지만 물을 먹었다. 소토 트레이드도 실패했다. 11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도 소토를 트레이드로 영입하기 위해 나섰다. 샌디에이고에 소토 트레이드를 문의한 10개 팀 중 하나였지만 최종 후보 3개 팀에 오르지 못했다. 샌디에이고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인 샌프란시스코로 소토를 보내는 것을 원치 않았고, 일찌감치 트레이드 파트너에서 제외됐다.
소토 영입전에 뛰어든 것만으로도 샌프란시스코의 외야 보강 의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예년에 비해 타자 FA가 부족한 시장에서 좌타 외야수로 코디 벨린저와 이정후가 ‘투탑’으로 꼽히고 있다. 벨린저는 2억50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대형 계약을 원하고 있고, 여러 팀들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런 점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조금 더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벨린저만큼 비싸지 않고, 아직 25세에 불과한 나이는 이정후의 강점이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등에 업고 1년 전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의 5년 9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계약 가능성도 전망된다.
디애슬레틱은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정후의 에이전트 보라스가 말한 것처럼 요시다에 근접한 계약을 해도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며 ‘요시다보다 5살 어린 이정후는 그보다 더 빠른 주자이자 더 강한 수비수다. 샌디에이고에선 이정후가 빅리그 중견수로 평균 이상 기량을 갖춘 것으로 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오타니와 소토를 모두 놓친 샌프란시스코의 절박함이 이정후에게 향한다면 예상을 뛰어넘는 대형 계약도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에 앞서 지난 몇 년간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등 초대형 FA들의 외면을 받았다. 매번 영입 후보로 연결됐지만 실패로 이어지면서 구단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었다. 최근 7년간 가을야구 진출이 1번에 불과한 샌프란시스코는 돈이 부족하지 않은데 빅네임 선수들이 선호하지 않는 팀이 되어가고 있다. 이정후가 미국에서 빅네임은 아니지만 한국의 스타이고, 큰돈에 영입하면 구단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