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7년 만에 한화 소속 골든글러브 3루수가 탄생했다. ‘홈런왕’ 노시환(23·한화)이 ‘살아있는 레전드’ 최정(36·SSG)을 꺾고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었다.
노시환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 시즌 KBO리그를 담당한 미디어 관계자들의 유효 투표수 291표 중 245표를 받아 득표율 84.2%로 수상했다.
노시환은 올 시즌 131경기에서 타율 2할9푼8리(514타수 153안타) 31홈런 101타점 85득점 74볼넷 118삼진 출루율 .388 장타율 .541 OPS .929를 기록했다. 홈런·타점 1위, 장타율·OPS·볼넷 2위, 득점 7위, 안타 8위, 출루율 10위로 데뷔 5년차에 리그 톱클래스 타자로 성장했다.
한화 소속 선수로는 지난 2008년 김태균(31개)에 이어 15년 만에 홈런왕에 등극한 노시환은 ‘투수 3관왕’ 에릭 페디(전 NC)에게 시즌 MVP를 내줬지만 개인 첫 골든글러브로 아쉬움을 달랬다.
한화 소속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이범호 KIA 타격코치가 유일했다. 이범호 코치는 지난 2005~2006년 한화 소속으로 2년 연속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바 있다. 그로부터 17년 만에 노시환이 한화 3루수 황금장갑의 명맥을 이었다. 이범호 코치가 시상자로 나서 노시환에게 골든글러브 트로피를 전달해 의미를 더했다.
최근 2년 연속 포함 3루수 부문에서 한대화와 함께 역대 최다 타이 8번의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최정은 노시환에게 밀려 9번째 수상에 실패했다. 최정도 올해도 128경기 타율 2할9푼7리(471타수 140안타) 29홈런 87타점 OPS .936으로 활약하며 장타율(.548) 타이틀을 가져갔지만 노시환의 성적이 조금 더 좋았다. 최정은 16표를 얻어 노시환(245표), LG 문보경(22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살아있는 레전드를 꺾고 첫 황금장갑을 손에 낀 노시환은 수상 소감으로 “받을 줄 몰랐는데 받게 돼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제가 이 상을 받기까지 감사한 분들이 너무나 많다. 첫 골든글러브라 너무 행복하다”며 감사한 사람들을 하나씩 꼽았다.
“한국야구 800만 관중을 돌파시키기까지 노력하신 허구연 KBO 총재님, 항상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신 한화 이글스 박찬혁 사장님,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며 편하게 해주시는 손혁 단장님께 감사하다. 무엇보다 최원호 감독님이 저를 믿어주고 기용해주셔서 이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노시환은 “어릴 때부터 뒷바라지를 열심히 해주신 부모님 덕분에 이 자리까지 왔다”며 가족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계속해서 노시환은 “제일 감사함이 큰 분은 우리 팀 타격코치님들이다. 김남형, 정현석, 박윤 코치님이 너무나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경쟁자였던 최정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항상 제 이름을 언급해주신 최정 선배님, 선배님이 계셔서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 선배를 넘기 위해 올 시즌 달려왔는데 이렇게 상을 받았다. 선배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