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괴물 외국인투수' 에릭 페디(30)가 골든글러브로 2023시즌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페디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페디는 올 시즌 KBO리그를 담당한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중계 담당 PD, 아나운서, 해설위원 등 미디어 관계자들의 291표 가운데 267표를 받았다. 득표율이 91.8%에 달했다. 페디에 이어 케이시 켈리(LG)가 8표, 고영표(KT)가 6표, 임찬규(LG)가 3표를 획득했다.
페디는 2021년 양의지(지명타자 부문) 이후 2년 만에 NC 소속 골든글러버가 됐다. 2015년 에릭 해커에 이은 NC 역대 외국인선수 2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페디는 올 시즌 NC 에이스를 맡아 30경기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의 압도적 투구를 펼쳤다. 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209개), WHIP(0.95), 피안타율(.207) 1위, 퀄리티스타트 공동 2위(21회), 이닝 4위(180⅓이닝) 등 각종 투수지표 상위권을 독식했다.
페디는 선동열(1986, 1989~19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에 이어 역대 4번째 트리플크라운(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의 주인공이 됐다. 외국인선수로는 첫 번째 기록이었다.
페디는 KBO리그 역대 5번째 20승-200탈삼진 대업까지 이뤄냈다. 1983년 삼미 장명부(30승·220탈삼진), 1984년 롯데 최동원(27승·223탈삼진), 1985년 삼성 김시진(25승·201탈삼진), 1986년 해태 선동열(24승·214탈삼진)에 이어 37년 만에 대기록이 탄생했다. 이 또한 외국인선수 최초였다.
페디는 이에 힘입어 지난달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MVP를 수상했다. 기자단 투표 111표 중 102표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MVP의 영예를 안았다. 득표율이 91.9%에 달했다. 여기에 올해부터 신설된 KBO 수비상 투수 부문의 초대 수상자가 되는 기쁨까지 안았다.
페디는 KBO리그 활약을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197억 원)에 계약하며 미국 무대 복귀에 성공했다.
미국에 있는 페디를 대신해 수상한 손아섭은 "내가 상 받은 건 아닌데 괜히 통역을 하려니까 떨린다. 페디에게 연락을 받았는데 여기서 대신 인사를 전하겠다"라며 "안녕하세요. 에릭 페디입니다. 우선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마음이 아주 무겁다. 수상하게 돼 매우 영광스럽고 오늘 같이 상 받은 선수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 NC를 만나게 돼 너무 행복하고 야구선수로서 좋은 상을 받게 돼 기쁘다. 잊지 못한 시즌 동안 뒤에서 지원해준 팀원들, 감독님, 코치님, 직원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항상 행운을 빌겠다"라고 소감을 대신 전했다.
이어 "페디가 너무 좋은 계약을 해서 같은 팀원으로서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라고 축하 인사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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