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1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도 배출했다.
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은 11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LG로선 1990년 김상훈과 1994년 서용빈에 이어 오스틴이 구단 역대 3번째 1루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1994년 이후 29년 만에 다시 1루수 골든글러버를 배출했다.
오스틴 대신 홍창기가 대리 수상을 했다. 홍창기는 오스틴이 보내온 수상 소감으로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렇게 좋은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어서 너무 아쉽게 생각합니다. 이 상을 받을 수 있어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우승과 함께 더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코치님, 동료들, 통역사 그리고 내 아내 사라 없이는 해낼 수 없었습니다. LG를 대표해서 너무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2024시즌이 어떻게 될 지 벌써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연말 잘 보내시고 2024년에 뵙겠습니다"를 대신 전했다.
오스틴은 박병호(37·KT 위즈)와 양석환(32·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오스틴 딘은 올해 13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3리(520타수 163안타) 23홈런 95타점 87득점 7도루 53볼넷 75삼진 장타율 .517, 출루율 .376, OPS .893을 기록했다. 공격 전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했다. 최다안타 4위, 홈런 3위, 타점 3위였다. 그리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15개의 결승타를 기록했다.
오스틴은 유효표 291표 중 271표(93.1%)를 얻었다. 박병호 12표, 양석환 8표를 받았다. 통산 6차례 1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박병호는 올 시즌 132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431타수 122안타) 18홈런 87타점 출루율 .357, 장타율 .443을 기록했다. 양석환은 140경기에서 타율 2할8푼1리(524타수 147안타) 21홈런 89타점 출루율 .333, 장타율 .453을 기록했다.
오스틴은 LG에 복덩이 외국인 타자였다. LG가 지난 겨울 처음 외국인 타자로 계약한 선수는 오스틴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초, LG는 외국인 타자 아브라함 알몬테와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알몬테가 미국 현지에서 진행된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LG는 "메디컬 테스트 결과 구단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부분이 발견됨에 따라 알몬테 선수와 계약 합의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LG는 2순위로 오스틴과 총액 7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했다. 전화위복이 됐다.
외야수가 주포지션인 오스틴은 염경엽 감독이 1루수로 점찍었던 거포 유망주 이재원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에서 두 차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오스틴을 1루수로 기용했다. 오스틴은 1루수로 풀타임을 뛰었고, 1루 수비에서도 큰 실수없이 잘 소화했다. LG 외야 뎁스가 두터워 오스틴이 1루수로 뛰면서, 홍창기, 박해민, 문성주, 김현수 등 외야 자원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었다.
오스틴은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깨고 한국시리즈 우승 청부사가 됐다. LG는 2021년과 2022년 외국인 타자들이 잇따라 실패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2년 연속 외국인 타자 없이 치렀다.
2021시즌 로베르토 라모스가 6월 허리 부상으로 퇴출되면서 후반기 저스틴 보어를 대체 외인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보어는 100타석까지 타율 1할7푼으로 기량 미달이었다. 결국 2군으로 내려보냈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넣지 않았다.
2022시즌에도 LG의 외국인 타자 실패는 되풀이됐다.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한 리오 루이즈는 개막 후 27경기에서 타율 1할5푼5리(84타수 13안타) 1홈런 6타점에 그쳤다. 2군으로 내려간 뒤 퇴출됐다. 후반기를 앞두고 대체 선수 로벨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트리플A에서 OPS 1.000이 넘는 장타력을 과시한 가르시아는 LG 유니폼을 입고서는 타율 2할6리(136타수 28안타) 4홈런 19타점 OPS .661에 그쳤다. 결국 가르시아도 2022시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오스틴은 3할 타율, 20홈런, 90타점을 넘기며 LG의 4번타자로 중심을 잡아줬다. 정규 시즌 활약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 타율 3할5푼( 20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 .931로 제 몫을 충분히 했다. 특히 시리즈 전체 승부처였던 3차전에서 'LG 킬러’인 KT 선발 벤자민으로부터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 스리런 홈런을 터뜨려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LG는 한국시리즈 끝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오스틴과 총액 13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2024시즌 계약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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