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좀 늦게 빼더라구요".
KIA 타이거즈 2023 신인투수 윤영철(18)은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보냈다. 선배들과 경쟁을 통해 개막 선발진에 진입해 시즌이 끝날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25경기 등판해 122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7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7개의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피안타율 2할6푼3리,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 1.40이었다.
일반 투수라면 평범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18살 루키의 데뷔 시즌의 성적이면 칭찬을 받을만했다. 신인왕 경쟁에도 뛰어들어들었다. 한화 문동주에게 큰 차이로 패했지만 15표를 받았다. 순수 신인 가운게 가장 많았다. 김종국 감독은 "100이닝만 던지거나 시즌 중반에 흔들릴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잘해주었다"고 칭찬했다.
동시에 숙제도 많이 받았다. 경기당 5이닝 정도에 그쳐 규정이닝에 실패했다. 3점대 평균자책점을 못한 점도 아쉬웠다. 피안타율과 WHIP도 높은 축에 속한다. 9이닝당 볼넷도 3.52개로 낮은 수준은 아니다. 이닝당 투구수 16.7개도 많다고 볼 수 있다. 우타자(.237)에 비해 좌타자(.293) 피안타율도 높다. 평균 구속 137.1km도 높여야 한다.
숙제 해결을 위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커브와 상체꼬임을 더 확실하게 하는 훈련법을 배웠다. 커브는 기존의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에 구종을 추가하는 것이다.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데 최적의 구종이기도 하다. 변화구 구사력이 뛰어난 만큼 커브까지 던진다면 타자들의 노림수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상체꼬임은 구위와 변화구 궤적 스피드업에 모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화도 있었다. 김종국 감독은 "던질 때 글러브에서 손을 늦게 빼는 연습을 했다"고 소개했다. 기존에는 와인드업과 동시에 왼손을 글러브에서 바로 뺐다. 이후 공을 쥔 왼손의 체공 시간이 있었는데 이걸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감독은 "피치클록에 대비하면서 볼을 좀 더 감추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다만, 투구 동작에 변화를 주는게 쉽지 않다. 밸런스가 정확하게 맞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영철의 투구동작은 느린 축에 속한다. 마무리캠프에서 메이저리그 피치클록 기준(유주자 15초, 무주자 20초)으로 측정해본 결과 위험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왼손의 체공 시간을 줄이는 노력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영철의 장점은 디셉션(볼을 감추고 던지는 동작)이다. 타자들의 대처 능력이 떨어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볼을 늦게 뺀다면 감추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윤영철이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이 투구폼을 채택할 것인지는 내년 1월까지 비시즌기간중 훈련 결과에 달려있다. 투구폼을 완전하게 터득하려면 많은 연습이 뒤따라야 한다. 더욱이 투구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면 더 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슈퍼루키가 2년째 확실한 비상을 위해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