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은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 일본에 패배하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은 필리핀과 3~4위 결정전을 치른다. 결승전은 일본-대만의 대결.
정보명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9일 대만 타이페이 돔에서 열린 일본과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2-5로 패배했다. 슈퍼 라운드 1승 2패로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일본에 패배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LG 신인 거포 유망주 김범석(19)은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뽐냈다. 김범석은 시원한 장타를 연거푸 터뜨리며 위안거리를 안겨줬다. 그리고 장타만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파이팅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은 선발 이병헌이 3회말 2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4회부터 불펜진을 투입했으나 4회 추가 2실점하면서 0-4로 끌려갔다. 한국은 5회초 1사 2,3루에서 정준재의 내야 땅볼로 한 점을 추격했다.
1-4로 뒤진 8회초 1사 후 김범석은 좌측 담장을 총알처럼 넘어가는 추격의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이번 대회 개막식을 개최하며 개장한 타이페이 돔의 개장 첫 홈런포였다. 홈런을 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온 김범석은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자 “안 끝났다고, 안 끝났어”라고 외치며 대표팀 덕아웃에 추격 의지를 불어넣었다. 2-4로 추격한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자고 독려했다.
앞서 김범석은 0-2로 뒤진 4회 1사에서 아키야마의 139km 직구를 밀어쳐 한가운데 담장 상단을 맞는 2루타를 때렸다. 2루에 도달한 김범석은 대표팀 벤치를 향해 두 팔을 허리에서 머리 위로 치켜올리면서 파이팅을 끌어올렸다.
김범석의 홈런포는 대만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타이페이 돔 개장 1호 홈런. 현지 중계 해설진은 김범석의 홈런 상황을 중계하면서 "와~"를 연거푸 내뱉었다. 김범석의 괴력에 놀라 감탄사를 연발했다.
대만 매체 'TSNA'는 "타이베이 돔은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치르는 동안 홈런이 나오지 않아 타자들의 지옥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 4번타자 김범석이 카타야마 상대로 좌월 홈런을 때려냈다. 8563명의 관중 앞에서 개장 첫 홈런을 신고했다"고 전했다.
김범석은 202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LG가 차세대 주전 포수이자, 차세대 4번타자로 육성하고 있다. 차명석 단장은 드래프트 당시 "김범석이라는 이름의 고유 명사는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치를 말했다. 김범석은 지난해 경남고 3학년 때 홈런 10개를 기록, 나무배트를 사용한 이후 고교 야구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김범석은 LG 입단 후 고 3 때 다쳤던 어깨를 재활하느라 포수 훈련은 접어두고 타격 훈련만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지명타자로 출장하며 장타를 터뜨렸다.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58경기 타율 2할8푼6리(196타수 56안타) 6홈런 31타점 장타율 .439, OPS .789를 기록했다.
김범석은 6월 콜업돼 프로 데뷔전을 치르고 다시 2군에 내려갔고, 9월말에 다시 1군 엔트리에 포함돼 1루수로 출장하며 경험을 쌓았다. 올해 1군 10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1푼1리(27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경험을 쌓기 위한 배려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됐고, 한국시리즈에서 안타도 기록했다.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우승 멤버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대표팀에 발탁된 김범석은 국제대회에서 장타 능력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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