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KBO리그 MVP 투수 에릭 페디(30) 영입을 위해 한국 타자들의 의견도 구했다. 치밀한 조사 끝에 2년 1500만 달러(약 198억원) 거액을 투자했다.
‘MLB.com’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화이트삭스의 페디 영입을 다뤘다. 화이트삭스는 지난 6일 페디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 합의 사실이 알려졌다. 신체 검사가 완료되는 대로 구단의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MLB.com은 ‘2017~2022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102경기(88선발)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한 페디가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은 것은 올해 한국에서 보여준 활약이 크다. 페디는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하면서 180⅓이닝 동안 삼진 209개를 잡으며 볼넷 35개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화이트삭스는 이런 기록만 보고 페디를 영입한 게 아니다. 크리스 게츠 화이트삭스 단장은 “페디의 공에는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 스위퍼를 추가했고, 싱커 감각이 좋아졌으며 공격 패턴이 바뀌었다. 그는 KBO에서 지배적이었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시절 페디는 커브를 두 번째 구종으로 구사했지만 스위퍼는 던지지 않았다. 지난겨울 비시즌 때 미국 야구 아카데미에서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투수 셸비 밀러에게 배운 스위퍼를 장착한 뒤 한국에서 주무기로 썼다. 홈런왕 노시환(한화)도 페디 상대로 타율 9푼1리(11타수 1안타) 6삼진 1볼넷으로 크게 고전했는데 그의 스위퍼를 두고 “비행 접시 같다”는 표현을 했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지는 스위퍼에 몸쪽을 파고드는 싱커 위력도 배가 됐다. 화이트삭스는 페디를 관찰하면서 그의 공을 직접 상대한 한국 타자들과 주변 관계자들의 평가도 직접 구했다. 게츠 단장은 “그곳의 타자들과 이야기하고, 리그 주변 사람들과도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그가 KBO에서 가장 두려운 투수라고 느꼈다. 기록이 그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게츠 단장은 “메이저리그와 비슷한 환경의 리그에 가서 팬들의 압박을 받으며 외국인 선수로 적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페디가 이전과 다른 수준의 자신감과 능력을 갖고 이곳에 돌아올 수 있게 우린 기꺼이 베팅을 할 것이다. 우리 팀에서 능력을 펼쳐보이길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페디는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유턴한 선수 중 연평균 금액으로 최고 대우를 받았다. 종전 역수출 선수로 NC 1루수 에릭 테임즈(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 3+1년 1600만 달러), SK 투수 메릴 켈리(201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2년 550만 달러), 두산 투수 조쉬 린드블럼(2020년 밀워키, 3년 912만5000달러), 두산 투수 크리스 플렉센(2021년 시애틀 매리너스, 2+1년 475만 달러), NC 투수 드류 루친스키(2023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1+1년 300만 달러)가 있는데 보장 기준으로 총액은 테임즈가 가장 많지만 연평균 금액으로는 페디가 최고액이다.
화이트삭스는 딜런 시즈, 마이클 코펙 외에 믿을 만한 선발이 부족하다. 시즌 후 좌완 불펜 애런 범머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보내면서 마이클 소로카, 제러드 슈스터, 제시 숄텐스 등 선발 자원들을 받았지만 잦은 부상과 풀타임 경험 부족으로 불안 요소가 있다. 리빌딩 중이라 에이스 시즈의 트레이드설도 끊이지 않는다. 로테이션 한 자리를 책임질 선발투수로 페디를 점찍고 데려온 화이트삭스의 투자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