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슬러거 기대주 김범석이 대만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정보명 동의대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 야구선수권 대회에 참가 중인 김범석은 9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 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슈퍼 라운드 2차전에서 손맛을 봤다.
4번 1루수로 나선 김범석은 4회 중앙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2루타를 터뜨린 데 이어 8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일본 두 번째 투수 카타야마 라이쿠를 상대로 좌월 솔로 아치를 빼앗았다. 이로써 김범석은 타이베이 돔 개장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김범석은 야후 대만 스포츠 카테고리 메인을 장식했다. 대만 스포츠 매체 'TSNA'는 "타이베이 돔은 아시아 선수권 대회를 치르는 동안 홈런이 나오지 않아 '타자들의 지옥'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면서 "하지만 오늘 한국 4번 타자 김범석이 일본 두 번째 투수 캬타야마 라이쿠를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을 때려냈다. 8563명의 관중 앞에서 개장 첫 홈런을 신고했다"고 전했다.
일본이 슈퍼 라운드 3전 전승으로 결승 진출을 확정했고 1승2패가 된 한국은 10일 필리핀과 3~4위전이 유력하다. 결승행 경우의 수가 남아있긴 하다. 이날 오후 7시30분 열리는 대만-필리핀전에서 필리핀이 이기면 한국, 대만, 필리핀 3개국이 1승2패로 동률이 된다. 3개 팀간 맞대결 TQB(Team Quailty balance) 지표에 따라 한국의 결승 진출이 가능하지만 최정예 전력으로 나선 대만의 승리 확률이 높다.
김범석은 지난해 경남고 3학년 때 홈런 10개를 때려 나무배트를 사용한 이후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차명석 단장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범석을 지명하면서 "김범석이라는 고유 명사가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4번타자'로 기대받으며 퓨처스 무대에서 장타와 컨택 능력을 보였다. 김범석은 올 시즌 주로 퓨처스리그에서 뛰었고, 1군에서는 10경기 27타수 3안타(타율 .111)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때리며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은 김범석을 3번째 포수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한국시리즈에서 활약 보다는 큰 경기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의미가 컸다. 한국시리즈 대비 자체 평가전에서 이정용과 김윤식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기도. 김범석은 KT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2-1로 크게 앞선 8회 대타로 나서 배제성에게서 중전 안타를 빼앗았고 대주자 손호영과 교체됐다.
프로 무대 데뷔 첫 시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김범석은 국제 무대에서도 호쾌한 타격을 선보이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다음 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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