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대소동이었다. ‘FA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28)를 둘러싼 토론토 블루제이스 이적 임박설이 잘못된 정보로 드러났다.
발단은 ‘MLB 네트워크’ 존 모로시 기자였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8일 밤 모로시 기자는 “오타니의 결정이 임박했다. 빠르면 오늘 중으로 결정될 수 있다”며 애드벌룬을 띄웠다.
모로시 기자는 오타니의 토론토행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방송을 통해서도 “아직 어디로 갈지 확인되진 않았지만 오타니가 지난 5일 플로리다를 방문한 뒤 토론토행 모멘텀이 형성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지난 5일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있는 토론토 스프링 트레이닝장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며 구단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토론토 국기를 SNS에 올린 모로시 기자는 “오타니가 오늘 토론토로 향하고 있다”고 알리면서 계약이 임박한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여기에 LA 다저스 전문 매체 ‘다저네이션’이 기름을 부었다. J.P. 훈스트라 기자가 소식통을 빌어 ‘오타니가 토론토와 계약했다. 빠르면 오늘 밤 발표가 있을 것이다’고 전하면서 토론토행이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이날 오타니가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인근 공항에서 토론토행 전세기에 탑승했다는 목격담까지 나오면서 토론토 현지 분위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오타니가 계약을 위해 토론토에 팬들은 비행기 추적을 통해 오타니의 토론토 도착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 비행기에는 오타니가 타지 않았다. ‘USA투데이스포츠’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오타니는 토론토에 없다. 토론토에 가지 않았다. 남부 캘리포니아 집에 있다’고 알렸다.
‘디애슬레틱’ 칼럼니스트 짐 보든도 ‘오타니는 토론토에 없다. 어떤 합의도 없고, 계약 결정이 임박하지도 않았다. 거짓말과 추측을 멈춰야 한다. 그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뉴스’ 데빈 헤룩스 기자는 이 비행기에 오타니가 타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오타니가 탄 것으로 추정된 비행기에는 캐나다 사업가 로버트 헤이야비치가 가족과 함께 탄 것으로 드러났다. 오타니의 토론토 입단을 기대한 팬들은 허탈해했고, 잘못된 정보를 전한 모로시 기자는 거센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오타니의 토론토행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FA가 된 뒤 오타니 측이 철저히 비밀주의를 유지하다 보니 여러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현재까지 보도를 종합하면 토론토와 다저스 그리고 원소속팀 LA 에인절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4개 팀이 오타니 레이스 최종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시 기자의 보도와 달리 오타니의 결정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든은 ‘오타니와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팀의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결정이 임박하지 않은 상황으로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다’며 ‘오타니와 그의 에이전트인 CAA 네즈 발레로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신중하고 부지런하게 노력 중이다. 다저스, 토론토, 샌프란시스코 또는 다른 구단이든 다음 팀을 결정할 때까지 미디어로부터 존중을 받고, 사생활 보호와 정직성을 보호받을 자격이 있다’고 지나친 추측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이날 토론토에 가지 않았지만 오타니의 유력 행선지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오타니가 선호하는 서부 해안 지역 팀은 아니지만 2020년부터 류현진, 조지 스프링어, 호세 베리오스, 케빈 가우스먼, 크리스 배싯 등 특급 선수들을 FA, 트레이드로 꾸준히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기존 유망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이 야수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오타니가 원하는 우승에 도전할 만한 팀으로 떠올랐고, 캐나다 최대 통신 및 미디어 사업을 하는 로저스 그룹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어 막강한 자금력까지 갖췄다.
토론토가 새로운 행선지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저스행에 대한 기대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오타니와 만남을 인정하면서 모든 협상 과정을 비밀리에 부쳐지길 바란 오타니 측의 조건을 지키지 않았지만 1년 800만 달러에 재계약한 불펜투수 조 켈리에게 등번호 17번을 오타니에게 양보할 것을 요청하는 등 다저스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