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 감독님과 로사도 코치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지난달 27일 2023시즌 KBO리그 신인왕을 받은 문동주(20·한화)는 수상 소감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과 호세 로사도 전 투수코치를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문동주가 프로 데뷔 후 처음 만난 감독과 코치가 두 사람이다. 수베로 감독은 고교 때부터 150km대 중반 강속구를 뿌렸지만 투수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몸이 완성되지 않은 문동주를 무리하게 쓰지 않았다. 로사도 코치가 특별 관리하며 이닝과 투구수 제한을 설정했다.
2022년 데뷔 첫 해 문동주는 내복사근 미세 손상과 견갑하근 부분 파열 및 혈종으로 두 차례 부상을 당하며 재활 시간을 보냈다. 1~2군 다 합쳐 20경기 42이닝으로 끊었다. 1군에선 28⅔이닝으로 30이닝을 넘지 않아 신인왕 요건을 유지했고, 2년차가 된 올해도 총 120이닝을 넘지 않도록 계획했다. 시즌 첫 3경기를 등판한 뒤 엔트리에서 빼며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과 로사도 코치는 5월11일 대전 삼성전을 끝으로 팀을 떠났다. 성적 부진과 방향성 차이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결별했지만 한화의 문동주 관리는 계속됐다. 9월3일 잠실 LG전을 끝으로 시즌을 23경기 118⅔이닝에 마무리했다.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지만 신인왕을 받는 데에는 무리가 없는 성적이었다.
문동주의 신인왕 수상을 수베로 전 감독도 기뻐했다. 문동주의 SNS에 직접 댓글을 달며 “네가 신인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의심한 적 없다. 계속 열심히 노력하고, 최대한 많이 배워라. 그럼 언젠가 매우 훌륭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가 될 것이다”며 “건강하고 겸손하라. 네가 자랑스럽다”고 축하했다.
수베로 전 감독은 문동주의 광주 진흥고 3학년 때 투구 영상을 보곤 “특별한 재능과 팔을 가졌다.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투수를 뽑을 것이다”며 지명을 기대했다. 당시 1차 지명 때 연고팀 KIA가 문동주에 대한 우선권을 가졌지만 내야수 김도영를 지명하며 문동주가 운명처럼 한화에 왔다.
입단 후 문동주의 성장 과정을 지켜본 수베로 전 감독은 “그처럼 모든 능력을 갖춘 만 18살 투수는 처음 봤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다”며 “앞으로 계속 성장해서 더 큰 무대에 나가면 그냥 빅리거가 아니라 아주 좋은 빅리거가 될 것이다”고 확신했다.
수베로 전 감독뿐만 아니라 로사도 전 투수코치도 SNS를 통해 문동주의 신인왕을 축하하며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신인왕 자격이 있다”며 축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로사도 코치도 꾸준히 문동주에게 메이저리거 꿈을 품게 해줬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메사 스프링캠프 때 사이영상 출신 투수 잭 그레인키가 연습하러 오자 점심 식사 중이던 문동주를 급하게 불러 그의 투구를 직접 볼 수 있게 했다. 당시 로사도 코치는 “모두가 아는 유명 선수를 보면서 한국에만 갇혀있지 않고 더 큰 세상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며 “문동주가 가진 재능이 언젠가 미국에서도 발휘될 것이다. 그레인키를 보며 큰 꿈을 갖길 바랐다”고 말했다.
한편 로사도 코치는 지난 6일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불펜코치로 선임됐다. 카를로스 멘도사 신임 감독 체제로 새출발하는 메츠의 코칭스태프에 합류한 것이다. 훗날 문동주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로사도 코치와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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