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로 군림하면서 ‘신의 아이’로 불렸던 다나카 마사히로(35·라쿠텐 골든이글스)가 2년 연속 연봉 삭감의 칼바람을 맞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9억엔으로 역대 최고 연봉을 받았지만 2년 사이 6억2500만엔(약 57억원) 이상 깎일 위기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지난 8일 라쿠텐 구단이 다나카에게 내년 연봉으로 감액 제한(1억엔 초과시 40%)을 넘어서는 액수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올해 추정 연봉 4억7500만엔을 받은 다나카는 최소 2억엔 이상 삭감된 액수를 제안받았다.
삭감 사유는 분명하다. 다나카는 올해 24경기에서 139⅓이닝을 던지며 7승11패 평균자책점 4.91 탈삼진 81개로 기대 이하 성적을 냈다. 일본프로야구 기준으로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한 건 2007년 데뷔 후 처음이다.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이 3.17로 극강의 투고타저인 일본프로야구에서 4점대 후반 평균자책점은 낙제 수준이다. 다나카의 평균자책점 4.91은 규정이닝 3분의 1 이상 소화한 투수 전체 111명 중 109위로 바닥이었다.
2014~2020년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시절을 포함해도 커리어 로우 기록이다. 메이저리그에선 2017년 기록한 4.74가 가장 높은 수치. 30대 중반으로 에이징 커브를 맞았는지 모든 면에서 최악의 성적을 냈다.
다나카는 지난 2021년 일본으로 복귀하면서 2년 계약에 연봉 9억엔으로 리그 역대 최고 대우를 받았다. 복귀 첫 해 23경기(155⅔이닝) 4승9패로 승운은 없었지만 평균자책점 3.01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2022년 25경기(163이닝) 9승12패 평균자책점 3.31로 주춤하면서 연봉이 절반 가까이 깎였다.
삭감액이 무려 4억2500만엔. 2016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투수 스기우치 도시야(5억엔→5000만엔)의 4억5000만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큰 액수였다. 2년 연속 부진을 이어가면서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연봉 2억엔 이상 삭감되는 선수가 될 위기에 놓였다.
시즌을 마친 뒤 10월말 오른쪽 팔꿈치 관절경 수술을 받고 4개월 재활 중인 다나카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 사사키 료토 라쿠텐 국제부장은 “다나카와의 계약은 연초에 이뤄질 것 같다”며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고교 시절부터 괴물 투수로 주목받은 다나카는 2007년 프로 데뷔 후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일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받았다. 특히 2013년에는 28경기(212이닝) 2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7로 MVP까지 받으며 라쿠텐의 창단 첫 리그 우승과 재팬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7500만 달러에 계약,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대우를 받은 다나카는 7년간 174경기(1054⅓이닝) 78승46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데뷔 후 6년 연속 11승 이상 거두며 꾸준하게 활약했다. 미일 통산 197승(미국 78승, 일본 119승)으로 200승까지 3승만 남겨두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