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회장 김광수)는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대상을 비롯해 10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영예의 일구대상은 JTBC 프로그램인 ‘최강야구’팀이 수상했다. 지난해 6월 6일 첫 방송된 최강야구는 프로에서 은퇴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독립리그와 대학·고교, 그리고 프로 퓨처스팀과 경기를 펼치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이다. 일구회 김광수 회장은 "야구의 재미를 많은 이에게 알려줘 야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야구의 사회적 영향력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최강 몬스터즈 김성근 감독을 비롯한 이대호 박용택 정근우 김선우 등 출연하고 있는 선수단이 모두 등장했다. 장시원 PD가 대표로 상을 받았다. 김성근 감독은 "생각치도 않았고 올해 봄 시작과 함께 이 팀을 어떻게 하나 했는데 여기까지 왔다. 일구대상까지 주셔서 반갑고 감사하다. 올해 1년 동안 치러보면서 내일은 어떻게 하나 걱정과 함께 시즌을 첬다. 구단에 기회를 많이 줬고 미래라는 희망이 생긴 것 같다. 관심과 성원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잠실구장 등에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미래가 밝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용택은 "2020년 일구대상 때 코로나로 영상으로 인사를 드렸다"라면서 "3년 전 수상소감을 대신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야구하면서 대상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은퇴하고 대상을 주셨다. 제가 왜 대상인지 물어봤는데 치열하고 진심을 다해서 야구한 것을 선배들도 안다고 하셨다.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강야구가 은퇴하신 선배님들이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등 많은 곳에서 인정을 해주시고 상을 주셨다. 제가 은퇴했을 때 상 받았던 만큼 진심으로 야구를 대하고 있어서 인 것 같다. 선배님들의 가치에 야구로서 어떤 상황에서든지 치열하고 진심으로 야구를 하겠다.
장시원 PD는 "야구인이 아닌데 야구인의 축제에 초대해주셔서 그리고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김성근 감독님이 계셔서 1년 동안 최강야구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최강야구의 끝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감독님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폐지 될지 모른다는 부담과 압박 속에서 하루하루 간절하게 야구를 했던 선수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면서 "4일 정도 밤을 새는 제작진, 볼이 4개면 1루 걸어나가는지 몰랐던 제작진인데 이제 스퀴즈 번트도 안다. 야구를 재밌게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는 PD 작가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최강 몬스터즈를 상대해주신 프로 구단과 아마추어 팀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최고 타자상은 한화 노시환이 선정됐고, 최고 투수상은 국내 선수 가운데 최다승을 올린 LG 임찬규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노시환은 올해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르는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올해 131경기 타율 2할9푼8리 31홈런 101타점 OPS .929로 활약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4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아 금메달을 따내는데 일조했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의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 잡았다. 노시환은 "과분한 상을 주신 선배님들께 감사드리고, 선배님들께서 갈고 닦아온 자리에 영광스러운 상을 받을 수 있어서 감사드린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임찬규는 올 시즌 30경기(26선발) 14승3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다승 3위(14승), 승률 2위(.824) 등에 오르는 등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보이며 LG 트윈스의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임찬규는 "자리에 오면서 많은 선배님 후배들을 받는데 제가 가장 야구 실력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런 상을 주신 선배님들께 감사드리고 선배님들 발자취 따라가기 부족하지만 성실하고 예의바른, 인사 잘하고 후배들에 귀감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신인상은 한화 문동주가 수상했다. 23경기에 나와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대만을 상대로 6이닝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금메달을 따내는 데 주역이 됐다. "내년에 대전야구장에서 하는 마지막 해가 될 것 같은데 가을야구 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 "내년에 ABS(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정)가 들어오기 때문에 강한 심장을 가져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의지 노력상은 NC 류진욱에게 돌아갔다. 류진욱은 2015년에 입단해 2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는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재기에 힘써 22홀드를 올리며 젊은 ‘믿을맨’으로 우뚝 섰다. 류진욱은 올 시즌 70경기 1승4패 22홀드 평균자책점 2.15의 성적을 남겼다. 류진욱은 "값진 상 주셔서 영광이다. 내년에도 이 자리에서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 "정말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은데 부모님이 생각난다. 코치님 감독님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 분들이 너무 많이 생각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잠시 말을 잇지 못한 류진욱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많이 도와주셨다.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하다 보면 좋은 시간이 올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10년 이상 부상 없이 좋은 기량을 유지하면서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프런트상은 LG 마케팅팀이 선정됐다. LG는 10개 구단 체제에서는 최초로 120만 관중(120만 2637명)을 돌파하며 KBO리그가 5년 만에 800만 관중을 넘어서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것은 좋은 팀 성적과 함께 마케팅팀이 시기적절한 콜라보를 진행하는 등 관중 유치에 노력한 결과였다.
차명석 단장이 단상 위에 올라서 수상을 했다. 차 단장은 "큰 상을 주셔서 기분이 좋다. 29년 만에 우승 한 것도 기쁘지만 야구장에 120만 관중이 넘게 오셔서 응원해주신 게 더 감사드린다. 내년에도 100만 관중 돌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서울이라는 프랜차이즈 갖고 있다는 게 관중 동원의 장점이었고 염경엽 감독님이 트렌드 야구를 보여주셔서 관중수가 늘었다. 현장에서 팬들을 위해서 새로운 트렌드의 야구를 보여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심판상은 김성철 심판위원이 받았다. 김 심판위원은 2005년 9월 3루심으로 첫 출장해, 2022년 9월 30일에는 역대 29번째로 1,5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우는 등 필드의 포청천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 심판위원은 "일구회 선배님들께 감사드리고 묵묵히 노력해주시는 심판 동료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프로 지도자상은 LG 이호준 타격 코치가, 아마 지도자상은 성남 대원중학교 박건수 감독이 수상자로 결정됐다. 이호준 코치는 선수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LG 타선을 리그 최고로 이끌었다. LG는 팀 타율(.279), 출루율(.361), 장타율(.394) 모두 1위에 올랐다. 박건수 감독은 올해로 29년째 유소년 지도자를 해오며 김하성, 장현식, 김호령, 이창진, 윤동희 등 수많은 프로야구 선수를 길러냈다.
한편, 특별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된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이날 시상식에 불참했다. 일구회는 "김하성은 공·수·주에서 맹활약하며 아시아 국적 내야수로는 역대 최초로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분)를 수상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는 내야수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면서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야구 본고장인 미국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최근 공갈 협박 피해와 상습 폭행 논란이 불거졌다. 소속사인 서밋 매니지먼트 측에서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김하성은 "의미있는 시상식 참석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라면서 따로 메시지를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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