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FA 시장에서 포수는 금값이었다. 한꺼번에 대어들이 쏟아졌다. 두산과 양의지는4+2년 최대 152억 원에 계약했고, 롯데와 유강남은 4년 80억원에 계약했다. 유강남을 놓친 LG는 박동원을 4년 65억원에 영입했고, 양의지를 떠나보낸 NC는 박세혁을 4년 46억원에 영입했다.
올해는 FA 시장에서 포수 자원은 2명이다. SSG 김민식(34)과 키움 이지영(37)이다. 김민식은 첫 FA로 보상선수가 없는 C등급이다. 이지영은 2번째 FA를 재취득했고 보상선수가 있는 B등급이다.
SSG와 김민식은 몇 차례 만나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SSG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김민식에게 다년 계약을 제의했는데, 김민식이 이를 거절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2022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SSG는 김민식에게 비FA 다년 계약을 제시한 것. 25억원 정도 규모의 제안이었다. 그런데 김민식은 이를 거절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하고 시장에서 평가를 받기로 한 것. SSG와 김민식은 올해 연봉으로 1억 5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SSG 다년 계약 제안을 거절한 김민식은 이제 FA가 돼 협상 중이다.
1년 사이에 상황이 바뀌었다. 김민식은 올해 12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1푼8리(266타수 58안타) 5홈런 34타점 28득점 OPS .618을 기록했다. FA를 앞둔 시즌에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통산 성적은 9시즌 821경기 타율 2할2푼7리 24홈런 214타점 229득점을 기록했다.
타구단에서 포수 보강을 원하는 수요가 거의 없어 보인다. 올 시즌에 앞서 LG, 두산, 롯데, NC는 FA 포수를 각각 영입했다. KIA는 지난 10월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포수 김태군과 3년 25억 원의 비FA 다년 계약을 했다. 2022시즌에 앞서 한화 최재훈(5년 54억 원), KT 장성우(4년 42억 원), 삼성 강민호(4년 36억 원)가 FA 계약을 했다. 당분간 포수 자원이 FA 시장에 나오지 않고, SSG와 키움을 제외한 8개팀은 포수 뎁스가 크게 걱정이 없는 상황이다.
SSG는 김민식이 필요하다. 베테랑 포수 이재원이 시즌을 마치고 새로운 기회를 찾고 싶다며 구단에 방출을 자청했다. 이재원이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SSG는 2차 드래프트에서 유망주 포수 박대온과 신범수 2명을 영입했다. 신예 조형우(21)와 함께 내부 경쟁을 위한 뎁스를 보강했다.
SSG 관계자는 “김민식이 지난해 잘 했고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그래서 지난해 다년 계약을 제안했는데 거절했다. (FA 협상에서) 금액을 제안했고, 예스 또는 노만 남았다”고 말했다. 구단이 제시할 수 있는 최종 제안을 했고, 선수가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의 상황으로 보인다. 지난해 거절했던 25억원은 이미 지나갔다. SSG의 제안은 그 보다 적은 금액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약간의 조정은 가능하겠지만, 구단의 제안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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