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염경엽 감독이 부임한 LG 트윈스는 KT 위즈에 긴밀한 협조를 부탁했다. KT가 갖고 있는 외국인 선수 멜 로하스 주니어의 보류권을 풀어달라는 부탁이었다.
LG는 2021시즌과 2022시즌 외국인 타자들의 잇따른 적응 실패로 애를 먹었다. LG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실패했지만 MVP 출신의 로하스 주니어를 영입하려 했으나, KT가 보류권을 풀어주지 않으면 성사될 수가 없었다. LG는 KT에 부탁했는데, KT는 LG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LG는 다른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7일, KT는 로하스 주니어와 계약을 발표했다. KT는 로하스 주니어와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했다. MVP 출신의 로하스는 4년 만에 다시 KBO리그로 복귀한다.
로하스 주니어는 2017~2020년 KT에서 뛰며 통산 511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 132홈런 409타점을 기록했다.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2019~2020시즌에 2년 연속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특히 2020년에는 타율 3할4푼9리 47홈런 135타점 116득점 장타율 .680으로 맹활약했다.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4관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했다.
절정의 기량을 뽐낸 로하스 주니어는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의 러브콜을 받아 2년 계약을 맺고 일본으로 진출했다. 거액의 연봉을 받았으나, 일본에서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일본 데뷔 첫 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업비자 발급이 제한돼 일본 입국이 지연됐다. 4월에 일본에 입국했고, 시즌 준비 부족으로 60경기 타율 2할1푼7리 8홈런 21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2022년에도 89경기 타율 2할2푼4리 9홈런 27타점으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마쳤다.
로하스 주니어는 올해 멕시코리그에 이어 현재는 도미니칸 윈터리그에서 뛰고 있다. 7일 현재 3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4리 5홈런 14타점 20득점 OPS .910을 기록하고 있다.
나도현 KT 단장은 4년 만에 KBO리그로 복귀하는 로하스 주니어가 예전과 비슷한 실력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나도현 단장은 "로하스가 일본에서 뛸때도 계속 관심있게 지켜봤다. (2022년)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었는데 우승 멤버로 활약하며 잘했다. 올해 멕시코리그, 도미니카 윈터리그 역시 유심히 지켜봤다. 현지 스카우트의 평가, 영상, 데이터를 모아 이강철 감독님과 미팅을 한 번 했다. 로하스가 여전히 방망이 스피드와 움직임이 괜찮다는 평가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로하스 주니어는 KT와 계약 후 “다시 KT 유니폼을 입게 돼서 기쁘다. KT에서 뛰면서 좋은 기억이 많았고,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 동료들과 팬들을 다시 만날 생각에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한국시리즈에서 LG에 패배한 KT는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라인업은 최강 전력을 꾸릴 전망이다. 로하스의 복귀와 함께 외국인 투수는 올해 활약한 쿠에바스, 벤자민과 계속해서 함께 한다는 계획이다.
KT는 7일 로하스 주니어 계약 발표와 함께 쿠에바스와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벤자민과는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쿠에바스는 2019년 KT 유니폼을 입은 후 5시즌 동안 100경기에 등판해 45승 23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다. 2021시즌 KT의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쿠에바스는 2022시즌 단 2경기를 던지고나서 팔꿈치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하지만 2023시즌 보 슐서의 대체 선수로 복귀해 18경기에서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 승률 타이틀을 차지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쿠에바스도 이미 기량이 검증됐으며, 몸 상태에도 이상이 없기 때문에 재계약을 추진했다. 다음 시즌에도 에이스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자민은 지난해 대체 선수로 합류해 17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해는 29경기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하며 다승 2위에 올랐다. 특히 LG 상대로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강했다.
로하스 주니어, 쿠에바스, 벤자민 3명의 외국인 라인업이라면 10개 구단 외국인 전력으로는 최상위 수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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