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지광(25)의 올 시즌은 기대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2019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했던 최지광은 상무 전역 후 허약해진 삼성 계투진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22경기에 나서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5.19를 남겼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와 드라이브 라인 훈련 프로그램 체험을 마치고 돌아온 최지광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 중이다.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그는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올 시즌 안 좋았기 때문에 접전 상황에서 나가지 못하는 건 당연했고 등판할 때마다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등판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게 너무나 아쉽다"고 말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왼쪽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겨우내 열심히 준비했던 게 모두 허사가 되고 말았다. 최지광은 "올 시즌 상무에서 스프링캠프를 잘 마치고 몸 상태도 괜찮았는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왼쪽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훈련을 제대로 못했다. 몇 달 쉬니까 열심히 해왔는 게 물거품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124승 레전드 출신 정민태 투수 코치의 조언에 따라 새로운 변화구를 연마 중이다. 최지광은 "영업 비밀"이라고 씩 웃은 뒤 "직구와 다른 변화구보다 더 열심히 던지며 준비했다"고 밝혔다. 또 "권오준 코치님께서 조언해주신 대로 투구 밸런스에도 좀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라이브 라인은 바이오 메카닉스를 활용한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으로 투수의 구속 증가에 효과적이다. "그동안 드라이브 라인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는데 처음 접하니까 신기하고 새로웠다. 확실히 힘쓰는데 도움이 되는 훈련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게 최지광의 말이다.
장기 레이스를 소화하기 위해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최지광은 유연성 및 근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체중 조절 차원에서 식단 관리도 병행 중이다. 먹는 즐거움을 참는다는 게 무척이나 힘든 일이지만 성공적인 다음 시즌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2017년부터 7년간 삼성 마운드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던 우규민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정신적 지주가 사라진 것 같다"고 표현한 최지광은 "제가 1~2년 차 방황할 때 많이 도와주셨다. 계속 같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적하게 되어 너무나 아쉽다"고 했다.
최지광은 김재윤의 FA 보상선수로 KT의 새 식구가 된 문용익에 대해서도 "혼자 갔으면 많이 외로울 텐데 규민이 형이랑 같이 가서 정말 잘됐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KBO는 내년부터 '로봇 심판'이라고 불리는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와 피치클락 제도를 도입할 예정. ABS 시스템은 2020년부터 4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해 오면서 볼 스트라이크 판정의 정교함과 일관성 유지, 판정 결과가 심판에게 전달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성과를 가져왔다고 KBO는 분석하고 있다.
피치 클락 역시 올해 메이저리그에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주자가 없을 때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의 제한 시간을 두고 투구를 펼쳐야 하는 규정으로 메이저리그의 스피드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메이저리그는 2022년 3시간 4분(9이닝 기준)이었던 경기 시간을 올해 2시간 40분으로 줄였다. 무려 24분이 단축된 결과다.
KBO리그 역시 스피드업이라는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피치 클락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메이저리그 방식의 피치 클락이 도입될지, 아니면 KBO리그에 적합한 새로운 피치 클락 규정이 만들어질지는 치열하게 고민 중이다.
최지광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때 피치 클락 적응 훈련을 해왔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촉박하더라. 투수도 타자처럼 루틴이 있는데 기존 루틴대로 하면 시간 안에 못 던진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로봇 심판의 경우, 퓨처스리그에서 경험해 봤으니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최지광은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선수 개인의 성적이 좋아야 팀 성적도 좋아지는 만큼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