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이 잠시 소강 상태다. 11월말 5명의 선수가 계약을 한 뒤로 12월 들어서는 아직 1건도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FA 임찬규(31)는 이번 FA 시장에서 사실상 유일한 선발 투수다. 올 시즌 14승을 거두며 다승 3위에 올랐다. 페디(20승), 벤자민(15승)에 이어 3번째다. 국내 투수들 중에서는 최다승 투수다.
임찬규는 FA 재수생이다. 지난해 23경기에 등판해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부진했던 임찬규는 FA 권리를 신청하지 않고 재수를 선택했다.
올 시즌 임찬규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스프링캠프에서 롱릴리프 보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토종 선발진으로 젊은 김윤식, 이민호, 강효종으로 꾸렸다.
그런데 개막 후 3~5선발로 나선 김윤식, 이민호, 강효종이 나란히 부진,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선발 경험이 풍부한 임찬규가 선발 로테이션에 투입됐다.
임찬규는 4월 중순부터 선발 투수로 뛰었고, 30경기(26선발)에서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최다승, FA 재수를 한 것이 성공적이었다.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기여했고, 시즌을 마치고 FA 권리를 신청했다.
그런데 임찬규를 향해 원소속팀 LG를 제외하고 다른 구단의 관심은 거의 없는 편이다. FA 중 선발 투수로는 임찬규가 유일하다. FA 투수 장민재가 있지만, 6월초까지 선발로 뛰다가 2군으로 내려갔고, 이후 9월부터는 구원 투수로 던졌다. 장민재는 C등급으로 보상 선수가 필요없다.
그렇지만 임찬규가 특A급 선발 투수는 아니다. 2018년 11승(평균자책점 5.77), 2020년 10승(평균자책점 4.08)에 이어 올해 개인 통산 3번째 10승을 넘겼다. 2021년 1승 8패 평균자책점 3.87, 2022년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를 기록했다. 최근 4년간 평균 승수는 8승 남짓이다. 타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영입 경쟁에 뛰어들기 애매한 성적이다.
안우진의 군입대, 이정후의 ML 포스팅으로 전력이 약화될 키움은 FA 영입에 무관심이다. KIA와 SSG, KT는 선발 투수가 급하지 않다. 팀내 FA 신청을 선수가 한 명도 없는 NC는 FA 시장에 관심이 없다
다른 구단들은 선발 투수를 보강하려고 해도 샐러리캡 제도로 인해 큰 돈을 쓰기도 쉽지 않다. 롯데는 이번 FA 시장에서 전준우와 계약(4년 최대 47억원)을 했다. 롯데는 안치홍을 붙잡지 못했는데, 지난 겨울 유강남(4년 80억원), 노진혁(4년 50억원), 한현희(3+1년 40억원)을 영입하면서 거액을 지출했다. 내년 시즌을 마치고 FA가 될 김원중, 구승민을 붙잡으려면 샐러리캡 여유가 없다.
두산은 양석환과 4+2년 최대 78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지난해 겨울, 두산은 양의지를 4+2년 152억원에 영입했고, 2022시즌에 앞서 김재환과 4년 115억원 FA 계약을 했다. 양석환과 계약을 한 두산은 FA 투수 홍건희도 붙잡아야 한다.
외부 FA를 영입한 한화와 삼성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한화는 안치홍을 4+2년 최대 72억원으로 영입했다. 삼성은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김재윤을 4년 최대 58억원에 영입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임찬규, 함덕주, 김민성 전부 다 계약할 생각이다”고 내부 FA 붙잡기를 공언했다. 11월말 그룹 보고, 12월초에는 각종 시상식에 참가하느라 FA 선수들과 본격적인 협상은 미뤄지고 있다.
# FA 계약 (12월 5일 현재)
■ 전준우= 4년 최대 47억원/ 롯데 잔류
■ 안치홍= 4+2년 최대 72억원/ 롯데→한화 이적(보상금 200%)
■ 고종욱= 2년 최대 5억원/ KIA 잔류
■ 김재윤= 4년 최대 58억원/ KT→삼성 이적(보상선수 문용익, 보상금 100%)
■ 양석환= 4+2년 최대 78억원/ 두산 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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