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와 서건창(34)이 재회할 수 있을까.
LG는 지난달 25일 보류선수 제외 명단 12명을 발표했다. 팀을 떠나게 된 12명 중에는 2014년 리그 MVP를 수상했던 서건창이 포함됐다.
2008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서건창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1군 경기에 나온 것은 단 1경기 뿐이었다. 결국 서건창은 부상 이후 방출돼 군에 입대하며 그대로 야구 커리어가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1년 9월 넥센(현 키움)에 입단 테스트를 거쳐 육성선수로 입단했고 남다른 기량을 보여주며 2012년 정식선수로 등록됐다. 그리고 이 때부터 서건창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2012년 127경기 타율 2할6푼6리(433타수 115안타) 1홈런 40타점 70득점 39도루 OPS .709를 기록하며 주전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서건창의 황금기는 단연 2014년이다. 128경기 타율 3할7푼(543타수 201안타) 7홈런 67타점 135득점 48도루 OPS .985를 기록하며 KBO리그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00안타를 달성했다.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팀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고 서건창은 리그 MVP를 들어올렸다.
이후에도 키움 주축선수로 활약한 서건창은 2018년 부상을 당해 시즌 대부분을 결장했고 이 때부터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점차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한 서건창은 결국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팀을 옮기게 됐다.
LG에서 서건창은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됐다. LG 이적 첫 해 68경기 타율 2할4푼7리(235타수 58안타) 2홈런 24타점 33득점 6도루 OPS .655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신청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77경기 출장에 그쳤고 두 번째 FA 자격도 행사하지 않고 FA 3수에 도전했다.
올해는 서건창을 향한 기대가 남달랐다. 키움 시절 전성기를 함께했던 염경엽 감독이 LG 감독으로 부임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다시 만난 은사도 서건창을 살려내지는 못했다. 서건창은 올해 44경기 타율 2할(110타수 22안타) 12타점 14득점 3도루 OPS .542로 커리어로우를 기록했고 세 번째 FA마저 신청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LG가 서건창을 방출하면서 타의적으로 시장에 나오게 됐다.
이제는 기대치가 많이 낮아진 서건창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민 팀은 서건창이 전성기를 보냈던 키움이다. 고형욱 단장은 “서건창이 방출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먼저 연락을 해서 같이 해보자고 했다. 아직까지 연락을 받지 못해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친정팀이나 다름없는 키움이 먼저 손을 내민 상황에서 서건창이 오래 고민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서건창이 다시 한 번 반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면 키움에 돌아가는 것은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키움은 김혜성이라는 확실한 주전 2루수가 버티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올해 20홈런을 터뜨린 내야수 최주환을 데려왔다. 서건창이 키움에서 출전 기회를 잡는 것은 쉽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고형욱 단장은 “(서)건창이도 많이 복잡한 심경일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을 것 같다. 우리도 아직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제안한 것은 아니다. 건창이가 먼저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야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 아직 시장에 나온지 얼마 안됐으니 여기저기 알아보고 싶을거다”라면서도 “우리 팀에 의미가 있는 선수다. 다시 돌아와서 마지막을 함께 잘했으면 좋겠다”라며 서건창이 돌아오기를 기대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