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달러 상한선을 유지해야 하는가?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가 연간 5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조건으로 모구단과 계약에 합의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마크 파인샌드 기자는 5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소식통에 따르면 에릭 페디는 모 구단과 계약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연간 500만 달러 수준의 2년 계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페디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니 가족을 위해 돌아가는 일은 당연지사다. 아무리 한국인들이 정이 있고 잘해주어도 어쩔 수 없다. 더군다나 금전적인 잇점으로 승부를 해야하나 NC가 도저히 잡을 수 없는 조건이었다. 다년계약을 통해 최대한 조건을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외인 3명에 대해 400만 달러 샐러리캡에 묶여 있으니 잡을 수 없었다.
스위퍼를 새롭게 장착해 KBO에서 위력을 떨쳤으니 메이저리그 구단도 관심을 높아질만했다. 2022시즌 워싱턴 내셔널스의 5선발 투수였기에 복귀는 필연적이었다. 대체로 KBO 외인투수들은 잘해도 150만 달러 정도에 잡을 수 있다. 페디는 20승을 올렸으니 잔류는 불가능했다.
문제는 신규계약 100만 달러 상한선이다. 2019시즌부터 도입했다. 이유는 그럴 듯 했다. 외국인에 투입되는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구단간 전력 평준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비용 절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에이전트들의 농간으로 같은 선수를 두고 경쟁을 붙으면 과잉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2023시즌까지 5년 동안 100만 달러 상한선을 적용했다. 돈을 절약했겠지만 실도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인 투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2018시즌 규정이닝을 돌파한 외인투수는 15명이었다. 상한선이 도입한 2019년 첫 해는 15명을 유지했다. 그러나 2020년 14명, 2021년 10명, 2022년 10명에 이어 2023년은 8명으로 격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쪽의 공급량이 줄어드는 등 여러가지 다른 변수가 발생했지만 양질의 외인투수들의 KBO리그 진입이 줄어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외인투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지면 국내타자들의 기량도 동시에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우물안 개구리가 되는 것이다. 외인투수들이 부진하면 교체하는데 역시 1년 총액 100만 달러에 묶여 우등생을 영입하기는 힘들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이 70만 달러이다. 2024시즌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언저리에 있는 선수들은 한국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트리플A 선수들도 로스터 진입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여기에 일본 NPB 구단들이 먼저 선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경쟁이 되지 않는다. 수준 낮은 외인들이 들어오니 교체 횟수도 잦아지고 규정이닝을 소화하는 외인이 줄어든다.
프로의 덕목인 경쟁 원칙도 맞지 않는다. 과감하게 200만 달러, 300만 달러를 쏟아부어 마운드를 강화해 우승하려는 시도가 원칙적으로 배제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리그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구단의 형편에 따라 외인 수급 대책을 세우면 될 일이다. 남의 집 지출까지 간섭하는 꼴이다. 머리를 맞대고 고민 할 부분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