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해 100이닝 이상을 소화하고도 2년차 중고신인 문동주(한화)에 밀려 KBO 신인왕이 불발된 윤영철(KIA). 아쉬움이 클 법도 했지만 윤영철은 “(문)동주 형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라며 결과에 승복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윤영철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호텔에서 열린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조아바이톤-에이상을 수상했다.
충암고를 나와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된 윤영철은 25경기 8승 7패 평균자책점 4.04를 남기며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고졸신인임에도 정교한 제구력과 차분한 성품을 앞세워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그 결과 122⅔이닝을 소화하며 7차례의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윤영철은 수상 후 취재진과 만나 “나도 나를 믿지 못했는데 감독님께서 나를 믿고 기용해 주셨다. 덕분에 이렇게 좋은 상도 받고 성과를 낼 수 있었다”라며 “날 믿어주신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다. 내년에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데뷔 시즌 가장 만족스러운 수치는 역시 이닝이었다. 윤영철은 “원래 처음에 시즌 시작할 때 100이닝 정도를 목표로 잡았는데 그보다 20이닝 이상을 더 던졌다. 선발투수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이닝이라서 올해 기록을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다만 윤영철은 이러한 활약에도 KBO 신인왕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기자단 투표 111표 중 15득표에 그치며 85표를 받은 문동주(한화)에게 생애 단 한 번뿐인 영광을 내줬다.
아쉬움이 클 법도 했지만 윤영철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솔직히 (문)동주 형이 받을 걸 알고 있었다”라며 “올해 형 덕분에 서로 경쟁을 하면서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좋게 생각한다”라고 성숙한 마인드를 뽐냈다.
문동주 또한 KBO 시상식과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나란히 신인상을 수상한 뒤 “윤영철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윤영철이 끝까지 경쟁을 해줘서 시즌 때 많은 도움이 됐다. 앞으로 꾸준히 선의의 경쟁을 하며 좋은 시너지를 냈으면 좋겠다”라고 윤영철을 위로했다.
윤영철은 내년 시즌 또한 구속보다 강점인 제구력에 초점을 맞추고 마운드에 오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무리캠프에서도 체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윤영철은 “올해 체력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마무리캠프로 향해 러닝, 웨이트를 많이 했다. 체력을 많이 길렀고 투구폼도 교정했다”라며 “구속 욕심은 여전히 없다. 하다 보면 천천히 올라올 것이다. 무리하기보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안 다치고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윤영철에게 끝으로 내년 시즌 시상식에서 받고 싶은 상을 물었다. 그는 “어느 상이든 받을 수 있으면 감사한 것이다. 다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 번 최고투수상을 받아보고 싶다”라고 당찬 포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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