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5)의 포스팅이 공시되면서 키움의 역대 네 번째 메이저리거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키움은 지난 4일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고지가 미국 동부시간 기준 12월 4일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포스팅 고지 다음날부터 이정후 영입을 희망하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30일 간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다”라며 이정후의 포스팅 공시 사실을 전했다.
이정후는 2017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하며 한국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리그 MVP를 차지한 이정후는 올해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올해는 발목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일찍 시즌을 마감했지만 86경기 타율 3할1푼8리(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861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진출 준비를 마쳤다.
키움은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선수를 진출시킨 경험이 많다. 이정후 이전에 강정호, 박병호(KT), 김하성(샌디에이고)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하며 후배들에게 더 큰 무대를 향한 꿈을 심어줬다.
강정호는 KBO리그 통산 902경기 타율 2할9푼8리(3070타수 916안타) 139홈런 545타점 OPS .973을 기록한 거포 유격수로 2014년 12월 키움 역사상 최초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KBO리그 야수 중에서도 최초로 포스팅에 성공한 사례다. 당시 포스팅은 비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됐고 피츠버그가 포스팅비 500만 달러(약 65억원)를 입찰해 협상권을 확보했고 강정호와 4년 1100만 달러(약 144억원)에 계약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297경기 타율 2할5푼4리(917타수 233안타) 46홈런 144타점 OPS .796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부상과 음주운전 적발로 초라하게 커리어를 마쳤다.
키움에서 잠재력을 만개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성장한 박병호는 2015년까지 868경기 타율 2할8푼1리(2748타수 773안타) 210홈런 604타점 OPS .951로 활약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강정호와 마찬가지로 비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포스팅에 나선 박병호는 역대 야수 최고 포스팅비 기록인 1285만 달러(약 168억원)를 기록했다. 미네소타가 협상권을 따냈고 박병호와는 4년 1200만 달러(약 157억원)에 계약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서 62경기 타율 1할9푼1리(215타수 41안타) 12홈런 24타점 OPS .684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2017년 시즌을 마친 뒤 상호 계약 해지에 합의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하성은 키움 출신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KBO리그 통산 891경기 타율 2할9푼4리(3195타수 940안타) 133홈런 575타점 OPS .921을 기록한 김하성은 2020년 시즌을 마친 뒤 개정된 방식으로 포스팅에 돌입했다. 2021년 1월 샌디에이고와 4년 보장 2800만 달러(약 366억원) 계약을 맺었고 키움은 규정에 따라 552만5000달러(약 72억원)를 포스팅비로 받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419경기 타율 2할4푼5리(1322타수 324안타) 36홈런 153타점 OPS .708을 기록한 김하성은 빼어난 수비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에 최종후보로 올랐고 올해는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에 모두 최종후보로 선정된데 이어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에 성공했다.
공식적으로 협상에 돌입한 이정후는 키움의 네 번째 메이저리거가 될 것이 확실시 된다. 미국매체의 전망대로 5000만 달러(약 653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는다면 KBO리그 메이저리그 포스팅 역사상 최고계약을 따낼 가능성도 있다. 현재 기록은 2012년 12월 류현진이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기록한 6년 3600만 달러(약 470억원)다.
키움은 이정후 다음에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당장 주전 2루수 김혜성이 내년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오는 23일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마무리투수 조상우도 내년 시즌을 소화하면 포스팅이 가능하다. 지난 9월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오는 18일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할 예정인 에이스 안우진 역시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재능으로 빠르면 2028년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에 나설 수 있다.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는 이정후가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후배들을 위해 더 넓은 길을 만들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