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은 4일,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고지가 한국 시간 5일,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4일에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팅 고지 다음날부터 이정후 영입을 희망하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30일 간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다. 이정후의 협상 시한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5일 오전 8시부터 시작해 2024년 1월 4일 오후 5시까지다. 한국 시간 기준으로는 5일 오후 10시부터 2024년 1월4일 오전 7시까지다.
키움 구단은 지난 11월 22일 KBO에 이정후의 의료기록을 포함한 포스팅 관련 서류를 제출했고, 11월 24일 메이저리그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다. 공시 요청 이후 12일 만에 포스팅이 정식 공시가 된다.
이정후는 2017년 키움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리그 최고의 선수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데뷔 시즌부터 신인왕에 오를 만큼 두각을 나타냈다.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2018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5시즌 연속 골든글러브를 거머 쥐웠다. 2022시즌에는 타율,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 타점 등 타격 부문 5관왕을 달성하며 MVP를 수상했다.
KBO리그 통산 타율 1위 기록을 보유하는 등 리그 대표 타자로 등극한 이정후는 통산 7시즌 동안 통산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를 기록했다. 올해는 7월 말 발목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그러나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욕은 꺾이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이정후의 올해 미국 스프링캠프부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을 통해 관심을 드러내며 스카우팅을 마쳤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포스팅 자격을 갖추고 더 큰 무대를 향해 도전에 나서는 이정후의 앞날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KBO MVP 출신인 한국의 중견수 이정후가 빠르면 내일부터 포스팅 될 전망이다”라고 보도하면서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다가왔음을 알렸다. 지난달 28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떠난 이정후는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운영하는 트레이닝센터에서 발목 보강 운동을 비롯해서 다가올 시즌을 준비하며 협상을 준비한다.
이정후를 향한 관심은 크다. 메이저리그 절반이 넘는 구단이 이정후를 향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스포츠넷 캐나다’는 ‘한국의 외야수 이정후를 원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3분의2가 있다’라면서 ‘발목 수술을 받고 시즌 일부를 놓쳤지만 올해 86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 출루율 4할6리 장타율 .455를 기록했다. 2022년 MVP를 수상했고 리그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현재 FA 중견수 시장에서 코디 벨린저에 이은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파워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있지만 컨택 능력과 수비력을 좋다는 평가다. 이정후가 중견수로 남아있기 힘들거라는 의견도 있지만 대부분의 미국매체들은 이정후를 중견수로 보고 있다.
USA투데이는 4일(한국시간), 메츠를 이번 겨울 가장 조용할 구단으로 언급하면서 “메츠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에 올인했다. 그들은 한국 중견수 이정후에도 강한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정후에 관심 있는 대표적인 팀으로는 샌프란시스코, 양키스, 다저스, 샌디에이고 등이 거론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꼽히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정규시즌 구단 수뇌부가 고척돔을 직접 찾아서 이정후를 눈으로 확인했고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는 피트 푸틸라 단장이 목격되기도 했다.
현재 한미프로야구 협정에 명시된 포스팅시스템 절차에 의거해 구단이 받을 이적료가 책정된다. 선수의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달러 이하일 경우에는 그 금액의 20%를 KBO 구단이 받는다.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1달러 이상~5000만달러일 경우에는 최초 2500만달러의 20%에 2500만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7.5%를 더한 금액, 전체 금액이 5000만1달러 이상일 경우에는 최초 2500만달러의 20%에 2500만1달러부터 5000만달러까지에 대한 17.5%, 그리고 5000만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5%를 더한 금액이 이적료가 된다.
이정후의 예상 몸값은 5000만 달러부터 시작한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이정후가 5년 5000만 달러에 계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애슬레틱’의 잭 브리튼은 4년 5600만 달러로 예측했다. 그리고 ‘CBS스포츠’는는 6년 9000만 달러에 4년 후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포스팅시스템 체제에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선수는 2021년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김하성이 있다. 김하성은 2020년 11월 2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포스팅을 신청했지만 사무국 측에 추가 서류를 요구하면서 포스팅 공시가 다소 늦춰졌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12월 2일에 포스팅을 시작했고 2021년 1월 1일 오후 5시가 마감시한이었다. 한국시간으로 마감시한은 2일 오전 7시였다.
김하성의 계약 관련 최초 소식은 12월29일에 알려졌다. 토론토와 샌디에이고 경쟁을 펼쳤고 샌디에이고와 계약에 합의됐다는 소식이 현지에서 나왔다. 그리고 새해인 2021년 1월1일, 샌디에이고 구단과 4+1년 최대 3900만 달러의 공식 발표가 나왔다. 협상시한 30일을 거의 채워서 계약이 체결됐다.
이정후 역시도 비슷하게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5일부터 미국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계약의 장인 윈터미팅이 열린다. 이 자리에서 이정후 계약과 관련된 얘기들이 오갈 가능성이 높다. 당장 최대어는 오타니 쇼헤이이지만 이정후 역시도 못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과연 이정후의 행선지는 어디로 정해질까. 30일 뒤에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