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폐쇄에 접었던 ML 선발의 꿈…반즈에게 다시 찾아온 기회, 롯데도 이별 준비해야 하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12.04 14: 40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28)는 2년 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고 또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빌 수 있는 유망한 투수였다.
2017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지명된 반즈는 착실하게 마이너리그 단계를 거쳐서 2021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미네소타에서 2021년 9경기(8선발) 38이닝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92의 성적을 남겼다. 만족스러운 기록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메이저리거로서 경쟁력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40인 로스터에 포함될 자원이었고 반즈가 마음만 먹는다면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위치였다.
그런데 당시 메이저리그의 화두는 노사협약 갱신이었다. 1년 내내 협상이 지지부진했고 결국 새 노사협약을 개정하지 못하면서 12월 2일 직장폐쇄 조치가 내려졌다. 모든 선수들은 구단 훈련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됐고 모든 계약 협상도 중단됐다. 거물급 선수들은 직장폐쇄 직전, 서둘러 계약을 맺었지만 반즈와 같은 40인 로스터 언저리의 선수들은 후순위였다. 반즈도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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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반즈는 한국행을 택했다. 반즈는 총액 61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46만 달러)의 비교적 낮은 금액에 사인했다. 신규 외국인 선수에게 적용되는 100만 달러 상한제에서 미네소타 구단에 지불할 이적료 등을 제외하면 반즈에게 줄 수 있는 돈이 많지 않았다. 약 39만 달러의 적지 않은 이적료에서 알 수 있듯이 미네소타도 반즈를 전력으로 생각했고 롯데 역시도 회심의 영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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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반즈는 “한국에 오는 게 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현재 내 커리어에서 한국을 택하는 것이 더 좋은 기회라고 믿었다”라면서 “이 시기에 한국에 온 것은 내 아내와 딸에게 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았다”라고 말하면서 “직장폐쇄가 언젠가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와서 직장폐쇄를 경험하지 않게 돼서 다행이다. 나는 KBO리그의 개막전만 기다린다”라면서 한국을 선택한 이유 직장폐쇄가 어느정도 있음을 간접적으로 암시했다.
이후 반즈는 2년 동안 KBO리그에 연착륙했다. 지난해 시즌 초반 4일 휴식 로테이션을 돌면서도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다만 체력 저하가 빠르게 오면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그럼에도 연착륙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좋은 기록을 남겼다. 31경기 186⅔이닝 12승12패 평균자책점 3.62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닝이터의 모습을 과시했다.
올해 롯데와 반즈는 총액 125만 달러(계약금 35만 달러, 연봉 85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후반기 부진했다고 하나 반즈만한 외국인 선수도 없었다. 올해는 전반기에 부침을 겪었다. ‘퐁당퐁당’ 기복을 보여주면서 롯데도 당황했고 반즈 스스로도 고심하며 전반기를 보내야 했다. 
겨우내 반즈 스스로 고민하고 시도했던 투구폼 변화가 밸런스를 무너뜨렸고 기복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자신의 원래 폼을 되찾은 뒤에는 막강해졌다. 올 시즌 리그를 압도하고 지배한 투수는 에릭 페디(NC)였지만 후반기 한정, 리그를 주름잡은 투수는 반즈였다. 반즈는 후반기 14경기 6승4패 평균자책점 2.05(87⅔이닝 23자책점) 75탈삼진 25볼넷, 퀄리티스타트 11회 등의 기록을 남기며 후반기 에이스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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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잠시 방황했던 시간을 제외하면 반즈는 믿을만한 투수였다. 좌완 투수로서 이만한 자원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당연히 롯데는 반즈와 3년 연속 동행을 계획했고 보류선수 명단에도 포함을 시켰다. 재계약 의지는 강하다. 
이미 롯데는 후반기 반즈와 짝을 이뤄 원투펀치 역할을 했던 애런 윌커슨과 일찌감치 재계약을 맺었다. 총액 95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붙잡았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후반기 13경기 7승2패 평균자책점 2.26의 성적을 거둔 외국인 투수를 100만 달러가 안되는 합리적인 금액에 붙잡았다. 
문제는 반즈다. 반즈는 시즌 내내 미국과 일본의 관심을 받았다. 최근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관심이 더 커진듯 하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의 대표적인 소식통인 존 모로시는 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전 미네소타 트윈스의 좌완 투수 찰리 반즈가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두 시즌을 보낸 뒤 FA 자격을 얻었다. 30번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했다’라며 ‘롯데는 반즈와 재계약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파악되지만 공식적인 FA 선수 이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의 관심이 실질적으로 적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타협점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이유도 메이저리그를 향한 반즈의 의지 때문이다. 2년 전 직장폐쇄로 메이저리그 선발 진입의 꿈을 이루지 못했기에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시장 상황도 반즈에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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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선발 투수 기근이다. 일본 무대를 평정하고 미국에 도전하는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올해 32경기 14승9패 평균자책점 2.25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블레이크 스넬 정도를 제외하면 ’S급’ 매물이 없다. 
오타니 쇼헤이는 투타겸업을 하지만 팔꿈치 수술로 당장 내년 투수로 던질 수 없고 올해 12승9패 평균자책점 4.46에 통산 90승을 기록한 선발 애런 놀라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7년 1억7200만 달러에 잔류계약을 체결했다. 
통산 279경기 98승85패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한 소니 그레이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3년 7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여기에 통산 54승을 거뒀지만 최근 팔꿈치 부상 등으로 부진했고 올해 19경기 4승8패 평균자책점 6.65에 그친 루이스 세베리노가 뮤욕 메츠와 1년 13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올 겨울 선발 FA 시장은 인플레이션 현상을 띄고 있다. 주요 선수들이 계약을 마친 뒤 반즈에게 기회가 오겠지만 현재 시장 상황이라면 반즈도 적지 않은 보장액의 계약을 따낼 수 있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반즈의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바로 롯데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라는 비교군이 있다. 레일리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시즌 동안 활약한 롯데 장수 외국인 투수. 2020년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지만 머지 않아 방출됐다. 그러나 이후 휴스턴 애스트로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을 거쳐 올해 뉴욕 메츠까지 커리어를 이어오면서 정상급 셋업맨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메츠에서 66경기 1승2패 3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기록했다. 
브룩스 레일리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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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좌타자를 상대로 ‘극강’의 면모를 보여주며 ‘좌승사자’라는 칭호를 얻기도 한 레일리는 KBO리그에서 체인지업을 가다듬으며 우타자 상대법을 터득했다. KBO리그에서 적지 않은 성공과 성장을 이뤘다. 이후 스위퍼성 슬라이더를 까다롭게 만들면서 메이저리그의 3타자 상대 규정에도 개의치 않고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반즈가 만약 메이저리그로 진출한다면 레일리와 비슷한 커리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반즈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종전보다 높아지면서 롯데는 플랜B의 확률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할 상황이다. 대표적인 플랜B는 올해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활약한 딜런 피터스(31)다. 피터스는 올해 18경기 6승5패 평균자책점 3.22(100⅔이닝 36자책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일본프로야구에서 최고 구속은 153km까지 찍었고 평균 구속은 145km 정도다. 하지만 올해 9월 하체 부상을 당한 뒤 미국에 2차 검진을 위해 시즌 도중 미국으로 떠나기도 했다. 9월2일 한신전이 마지막 등판이었고 야쿠르트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팔꿈치 이슈가 있었다.  
롯데의 플랜A는 검증된 반즈와 재계약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확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고 있다. 2년 전 못 이뤘던 꿈의 무대로 복귀하는 것을 구단이 말릴 수도 없다. 과연 롯데는 이대로 반즈와의 이별을 진행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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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런 피터스 /야쿠르트 스왈로즈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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