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매체 ‘USA투데이’는 4일(이하 한국시간), ‘윈터미팅에 관한 10가지 질문’이라는 기사를 통해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열리는 윈터미팅 전망을 언급했다. 이 기사에서 ‘관계자들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최고의 트레이드칩은 김하성이라고 말한다. 김하성은 올해 계약의 마지막 시즌 8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꾸준히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겨울에도 잰더 보가츠의 영입, 그리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복귀 등으로 김하성이 트레이드 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있어왔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에게 신뢰를 보냈고 주전 자리를 맡겼다. 메이저리그 3년차에 접어든 김하성은 올해 152경기 타율 2할6푼(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 .749의 성적으로 리그 최정상급 내야수로 거듭났다. 주로 2루수로 나서면서 3루와 유격수 자리에서도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보여주면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했다. 한국인 선수 최초의 쾌거를 김하성이 이륙해냈다.
그런데 올 겨울 다시 트레이드 루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보장된 계약은 4년 2800만 달러다. 내년 시즌이면 4년차에 접어들고 뮤추얼 옵션으로 1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페이스라면 김하성은 1년 연장 옵션 없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으로 시장에서 더 큰 규모의 계약을 얻을 수 있다.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김하성의 잔류를 원하면 더 큰 규모로 일찌감치 장기계약을 맺으면 된다. 하지만 현재 장기계약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 달러), 매니 마차도(11년 3억5000만 달러), 잰더 보가츠(11년 2억8000만 달러), 다르빗슈 유(1억 800만 달러), 조 머스그로브(5년 1억 달러), 제이크 크로넨워스(7년 8000만 달러)의 장기계약을 연거푸 맺은 샌디에이고다.
그러나 현재 샌디에이고는 김하성과 장기계약을 맺을 여력이 없다. 중계권 계약이 잘못되면서 자금줄이 막혔다. 지난 9월에는 선수단 급여를 지급하기 힘들 정도로 상황이 힘들어져서 5000만 달러를 긴급하게 대출 받기도 했다. 팀 연봉을 줄여야 하는 입장에서 내년 연봉이 3000만 달러를 넘어갈 전망인 후안 소토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샌디에이고는 소토와 장기계약을 맺지 못해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트레이드를 시켜야 한다. 뉴욕 양키스와 트레이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순탄하게 흘러가지는 않는 중이다.
그리고 매체는 ‘소토를 제외하면 2루수와 유격수를 볼 수 있는 김하성이 주전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트레이드 자원이다’라면서 ‘올해 팀에 5승 이상을 안겼고 골드글러브 시즌을 만들었다. 또한 구단 통제 아래의 마지막 시즌인 올해 고작 800만 달러의 연봉만 받을 것이다’라고 설명하며 김하성의 저연봉 고효율을 설명했다. 김하성을 매물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선발 유망주, 혹은 곧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해줄 젊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가정을 하는 게 무리는 아니다.
또한 현재 김하성은 트레이드 거부권이 없다. 마차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다르빗슈, 조 머스그로브는 모두 전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고 있다. 제이크 크로넨워스도 8개 구단 대상으로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다. 김하성의 트레이드가 주전급 선수들 가운데서는 가장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매체는 언급했다.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김하성을 트레이드 하고 부족한 포지션, 특히 투수진을 보강할 수 있다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김하성 포지션에 잭슨 메릴이라는 유망주도 있다. 다만, 위험부담도 적지 않다. ‘디애슬레틱’은 ‘만약 김하성을 트레이드 시킨다면, 많은 위험 부담이 있겠지만 최고 유망주 잭슨 메릴을 승격시키고 이 과정에서 수백만 달러를 아낄 수 있다’라고 설명하면서도 ‘2021년부터 김하성은 수천만 달러의 추가적인 가치를 팀에 제공했다. 메릴은 올해 하이 싱글A와 더블A에서 OPS .770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김하성과 같은 수비수는 아니다’라며 김하성이 갖고 있는 가치도 잊지 않았다.
‘MLB트레이드루머스’도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매체는 ‘김하성을 트레이드 한다면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2루로 돌아갈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은 타자에게 1루를 맡길 수도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김하성의 전체적인 생산성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하성은 내야 여러 포지션에서 플러스 수비수다. 김하성은 152경기에서 타율 2할6푼 출루율 3할5푼1리 장타율 .398 17홈런 38도루를 기록했다.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는 것은 소토를 포기하는 것보다는 피해가 덜하겠지만, 그리샴과 결별하는 것보다는 어려울 것’이라고 되짚었다.
김하성은 최근 국내 기자회견에서 트레이드에 관한 생각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신경쓰지 않는다. 트레이드가 된다는 것은 다른 팀에서도 내가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팀에서든 내가 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괜찮다”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샌디에이고가 좋다”라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김하성을 가만히 놔두지 않고 있다. 김하성의 뜻대로 샌디에이고 잔류를 정녕 힘든 것일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