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첫 돔구장이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개장했다.
대한민국은 지난 3일 대만 타이페이 타이페이돔에서 열린 ‘제3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A조 대만과의 개막전에서 0-4로 패했다. 한국 타선은 대만 선발투수 쉬뤄시(웨이취안)에게 7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혀 결국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는 한국에서 큰 관심을 받는 대회는 아니다. 대표팀도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1~3년차 선수들과 내년 신인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 만 27세인 박주찬이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이자 유일한 90년대생 선수일 정도다.
반대로 대만은 대만프로야구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거 참가하며 막강한 전력을 구성했다. 지난 9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린위민(애리조나)까지 엔트리에 포함시켰지만 마지막에 출전이 불발됐을 정도로 대만은 진심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도 늘 강력한 전력을 꾸려서 나왔던 대만이 이번 대회에서는 더욱 힘을 준데는 이유가 있다. 대만의 첫 돔구장인 타이페이돔의 개장 첫 경기가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타이페이돔은 계획 구상부터 건설까지 30년이 넘게 걸린 대만 야구팬들의 숙원사업이다. 2006년부터 건설이 시작됐지만 정치적, 재무적, 행정적 이유로 건설이 중단되기를 반복했고 결국 올해가 되어서야 마침내 완공됐다.
대만은 타이페이돔 개장을 축하하기 위해 대만야구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소프트뱅크 호크스 오 사다하루(왕정치) 회장을 초청했다. 오 사다하루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868홈런을 날린 일본야구의 전설이자 역사상 최고의 대만 야구선수다. 지난 1일 대만에 입국한 오 사다하루는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가 개막하기 하루 전인 2일 타이페이돔 개장식에서 시구를 했다.
타이페이돔 개장 첫 경기인 한국과의 아시아야구선수권 개막전은 대만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타이페이돔은 약 4만석에 달하는 대형 돔구장이지만 개막전 표는 판매 시작 30분만에 모두 매진됐고 암표가 성행했을 정도다. 특히나 개막전 상대가 대만이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 한국이기 때문에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공인구 제작을 맡은 프로스타스포츠 해외영업팀장 마이클은 “대만과 한국의 경기는 대만에서 가장 인기있는 매치업이다. 더구나 타이페이돔의 첫 경기이기 때문에 티켓 판매를 시작한지 30초만에 1만7000석이 넘는 티켓이 모두 매진됐다. 대만팬들의 관심은 정말 뜨겁다”라고 말했다.
한국과 대만의 개막전이 열린 지난 3일 오후 타이페이에는 추적추적 가랑비가 내렸다. 하지만 궂은 날씨도 대만팬들의 열기를 막지 못했다. 오히려 좋지 않은 날씨 때문에 마침내 완공된 타이페이돔이 더욱 빛을 발했다.
개막전에서 승리한 대만은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으로 이동해 오는 5일 팔레스타인, 6일 홍콩과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한국도 대만과 함께 인터컨티넨탈구장으로 건너가 오는 5일 홍콩, 6일 팔레스타인과 조별리그 남은 경기를 진행한다. 개막전에서 패한 한국은 조별리그 2위를 차지해야 오는 8일부터 시작하는 슈퍼라운드에 진출 할 수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