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 최고의 스타 오타니 쇼헤이(29)가 일본 전국 초등학교에 글러브 약 6만개를 기증한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재일교포들이 다니는 조선학교 등 외국인학교들이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매체 사이타마 신문은 지난 2일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타니가 어린이들에게 글러브를 기증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문부과학성 산하 스포츠청이 교육위원회 등을 통해 전국 초등학교 및 특별지원학교에 기증 신청을 받고 있지만 조선학교 등 외국인학교나 대안학교는 신청을 받고 있지 않아 글러브를 받을 수 없을거란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일본야구 최고의 스타이자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로 활약중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타자 716경기 타율 2할7푼4리(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OPS .922, 투수 86경기(481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수상했고 2021년과 올해는 두 번이나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들어올렸다. 만장일치 MVP를 두 번이나 수상한 것은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오타니는 지난 11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쁜 마음으로 일본 초등학교를 다니는 약 6만명의 어린이들에게 글러브를 기부한다. 일본에는 약 2만개 초등학교가 있다. 나는 어린이들이 야구를 통해 많은 에너지와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기를 바란다. 이 글러브를 받은 학생 중 누군가와 언젠가는 같은 야구장에서 뛰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젝트에 도움을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라며 글러브 기증 계획을 발표했다. 오타니는 한 학교당 저학년 오른손잡이용 글러브 2개와 왼손잡이용 글러브 1개, 도합 글러브 3개를 오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기증할 예정이다.
오타니의 글러브 기증은 글러브 제조사 뉴발란스 일본지사의 후원으로 이루어진다. 사이타마 신문은 “뉴발란스 관계자는 ‘외국인학교나 대안학교에 글러브를 기증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미정이다’라고 밝혔다”라며 일부 학교가 글러브 기증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희망학교를 조사하라는 스포츠청의 통지를 받은 교육위원회는 각 학교의 신청을 받아 일괄적으로 보고할 예정이다. 하지만 초등학생 연령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외국인학교들은 모두 이러한 말을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이타마현 내 외국인학교 중 한 학교의 관계자는 “야구를 해 본 적이 없는 아이도 있고 일본인이 다니는 학교와 다른 대우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스타로부터 글러브를 받을 수 있다면 야구나 세계로 눈을 돌리는 배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아쉬워했다.
사이타마 조선학교 관계자도 “선물을 요구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계획에서 제외된다면 그 이유를 알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이들이 아직 글러브를 기대하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오타니는 워낙 유명한 선수이기 때문에 화제가 되고 곧 학생들도 그런 소식을 듣게 되지 않겠나”라고 걱정했다. 사이타마 신문은 “조선학교는 2020년에도 코로나19 대책 마스크 배포 대상에서 제외됐다가 뒤늦게 배포된 바 있다”라고 우려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