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대 끊어진 줄도 모르고…간절함으로 극복한 투혼, 서호철은 2023년 가을을 잊지 못한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12.03 09: 40

발목 인대가 끊어진 줄도 모르고 간절하게 뛰었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서호철(27)에게 2023시즌, 그리고 가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값진 경험이었고 또 교훈을 안겨줬다. 
서호철은 올해 NC의 히트상품이었다. 동의대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로 NC 유니폼을 입은 서호철은 2021년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퓨처스리그 타격왕에 오르며 이름을 떨쳤다. 그리고 이 잠재력을 올 시즌 1군에서 터뜨렸다. 114경기 타율 2할8푼7리(397타수 114안타) 5홈런 41타점 50득점 OPS .714의 성적을 남겼다. 내야 유틸리티 요원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NC의 주전 3루수로 거듭났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서호철은 스타로 거듭났다. 가을야구 첫 관문이던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결정적인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는 등 3안타 6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준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타율 4할(10타수 4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KT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거듭된 혈투로 체력이 떨어지면서 타율 5푼6리(18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에 그쳤다. 팀은 시리즈 2승을 선점하고도 3연패를 당하면서 한국시리즈까지 오르지는 못했다.

19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2023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2사 만루에서 NC 서호철이 좌월 만루 홈런을 치고 홈으로 가며 환호하고 있다.  /sunday@osen.co.kr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2사에서 NC 서호철이 KT 알포드의 3루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처리하며 포효하고 있다. /jpnews@osen.co.kr

19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2023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2사 만루 NC 서호철이 역전 만루홈런을 날리고 환호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NC 다이노스 서호철이 4회말 2사 만루 좌월 역전 만루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foto0307@osen.co.kr
NC 다이노스 서호철이 8회말 1사 1루 두산 베어스 김강률의 투구에 코를 맞고 괴로워하고 있다. / foto0307@osen.co.kr
9회초 1사 NC 서호철이 타석에서 SSG 서진용의 투구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고 있다. / rumi@osen.co.kr
미안했다. 그는 “내가 잘못해서 발목을 다쳤다. 열흘 동안 무조건 회복해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려고 노력했다. 홈에서 경기를 할 때 치료를 받고도 떠나지 못했다”라면서 “동료들은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나는 쉬고 있었다. 내가 회복을 하고 재충전을 해서 포스트시즌에서 모든 힘을 쏟아붓자는 생각만 하고 재활을 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나 재활로 돌아올 몸 상태가 아니었다. 사실 서호철은 포스트시즌 기간 동안 발목 인대가 끊어진 채로 뛰고 있었다. 포스트시즌이 모두 마무리 되고 MRI 검진을 받고 인대가 끊어진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서호철은 만루홈런도 때리고 수비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서호철은 “또 언제 이런 가을야구 경험을 할 수 있을지도 몰랐기 때문에 무조건 뛰고 싶었다. 아픈 것보다는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라면서 “정말 아프면 냉정하게 봤을 때, 팀을 위해서라도 안 뛰는 게 맞았다. 그러나 트레이너 분들도 잘 치료를 해주셨고 보강운동도 잘 했다. 그리고 내가 뛰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뛸 수 있겠다고 판단해서 뛰었다”라고 말했다. 간절함으로 아픔을 이겨낸 투혼이었다.
19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2023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2사 만루에서 NC 서호철이 좌월 만루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1회말 2사 1루 NC 서호철이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낸 뒤 내달리고 있다. /cej@osen.co.kr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국시리즈라는 최고의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KT와의 플레이오프 2연승 이후 3연패를 당하는 리버스 스윕의 굴욕을 다했다. 누구도 NC의 투혼을 비웃지 않았다.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럼에도 아쉽고 분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선수단 전부가 울컥하고 눈물바다가 된 순간에도 서호철은 당장 내년에는 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모두가 지쳐 있었다. 감독님 코치님도 너무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 선수들도 잘 맞은 타구들이 잡히면서 많이 아쉬워했고 체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느꼈다”라면서 “매일 타이트한 경기를 하다 보니까 안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지쳐 있었다.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정말 느꼈고 내가 한 체력 관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저에게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 KT 알포드의 직선타를 처리한 NC 3루수 서호철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이변은 없었다. NC가 두산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NC는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14-9로 이겼다. 이로써 NC는 오는 22일 SSG와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경기 종료 후 MVP에 선정된 NC 서호철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sunday@osen.co.kr
당장 서호철은 발목 재활에 전념한다. 내년 스프링캠프 참가에는 문제 없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자기 관리에 대해서 되새겼다. NC 구단 내에서도 철저한 루틴으로 유명한 서호철이지만 체력과 부상 관리에 더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좋은 점수는 못 준다. 기회를 너무 많이 받아서 감사하지만 부상을 많이 당했던 것은 제가 관리를 잘못했다는 것이다. 나 자신에게 실망스럽다”라면서 “부상은 또 체력 문제서 온다고 생각한다. 자신있고 근성 있는 플레이를 계속 유지하면서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 NC의 히트상품이라는 수식어에도 만족하지 않고, 잊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는 만족감에 도취되지 않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서호철은 “제가 주전이라는 생각은 안한다. 기회를 또 보장받을 것이라고 생각 안한다. 야구장에서 더 잘하고 이길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내후년에 더 나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재차 다짐했다.
19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2023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2사 만루에서 NC 서호철이 좌월 만루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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