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삼성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마친 뒤 '1999년생 듀오' 윤정빈(외야수)과 공민규(내야수)를 눈에 띄는 선수로 꼽았다. 캠프 내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성장세를 보였다는 의미.
2018년 2차 5라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삼성 외야수 윤정빈은 입단 후 '타자 기대주'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었다. 키 182cm 몸무게 93kg의 탄탄한 체격이 돋보인다. 한눈에 봐도 힘 좋게 생겼다는 느낌이 확 든다.
부천고 시절 "파워는 강백호(KT)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호평을 받았다. 2017년 6월 17일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경기권B 충훈고전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는 등 잠재 능력을 지녔다. 장차 삼성 타선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보다 아쉬움이 더 컸던 게 사실. 지난해 1군 무대에 첫선을 보였고 13경기에 나서 10타수 무안타 1득점에 그쳤다.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긴 기다림 속에 단단하게 뿌리내린 나무가 순식간에 자라나듯 윤정빈 또한 그럴 만한 자질을 갖췄다.
올 시즌 28경기에서 34타수 5안타 타율 1할4푼7리에 그쳤지만 지난 6월 3일 대전 한화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2로 뒤진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재일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윤정빈은 한화 선발 펠릭스 페냐의 4구째 직구(146km)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아치로 연결했다. 비거리는 135m.
윤정빈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이어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소화하는 등 기량 향상에 몰두했다. 1군 무대에서 타율 2할8푼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는 게 내년 목표.
인천고를 졸업한 뒤 2018년 삼성에 입단한 우투좌타 내야수 공민규는 2019년 2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4푼5리(53타수 13안타) 3홈런 6타점 4득점에 그쳤지만 대형 타자로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고 지난해 복귀한 그는 15경기에 나서 타율 1할5푼8리(19타수 3안타) 2타점에 그쳤다. "복귀 첫해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너무 욕심만 많이 부린 게 아닌가 싶다. 마음을 비우고 했어야 하는데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 그게 독이 됐다"는 게 공민규의 말이다.
올 시즌 22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9푼4리(31타수 6안타) 2타점으로 마감했다. 4월 키움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삼성의 핫코너를 지켰던 이원석은 공민규를 향해 "네가 내 다음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으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삼성은 3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한 김재윤을 영입하고 2차 드래프트에서 좌완 최성훈과 잠수함 투수 양현을 지명하는 등 마운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투수진 못지않게 타선 보강 역시 필요한 가운데 윤정빈과 공민규가 포텐을 터뜨린다면 공격력 향상과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