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메이저리그 데뷔도 안 한 선수가 8년 8200만 달러(약 1070억원) 대형 장기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 외야 유망주 잭슨 추리오(19)가 그 주인공이다.
‘MLB.com’을 비롯해 미국 언론들은 1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가 MLB 파이프라인 전체 유망주 2위에 올라있는 추리오와 장기 계약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에 따르면 팀 옵션 2년 포함 8년 보장 계약으로 20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더해 총액 820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1경기도 뛰지 않은 선수로는 역대 최고액 계약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 2020년 1월 외야수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맺은 6년 5000만 달러. 그보다 무려 3000만 달러 더 많은 금액으로 엄청난 재능을 인정받았다.
베네수엘라 출신 우투우타 외야수 추리오는 180cm, 74kg 체격 조건을 갖춘 중견수 자원으로 올해 내셔널리그 MVP를 받은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비스), 신인왕 코빈 캐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로 평가된다. 2021년 1월 밀워키와 180만 달러에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을 때만 해도 유격수였지만 어깨가 약하고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 2022년부터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꿔 폭풍 성장했다.
2022~2023년 2년 연속 마이너리그 올스타 퓨처스 게임에 출전하며 밀워키 최고 마이너리거로 선정된 추리오는 올해 MLB 파이프라인 유망주 랭킹에서 2022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 내야수 잭슨 홀리데이(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이어 2위로 순위가 대폭 상승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BA)’ 유망주 랭킹에서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더블A에서 122경기 타율 2할8푼(510타수 143안타) 22홈런 89타점 84득점 41볼넷 103삼진 43도루 출루율 .336 장타율 .467 OPS .803으로 활약하며 시즌 막판 트리플A로 승격됐다. 트리플A에선 아직 6경기밖에 뛰지 않았지만 밀워키는 추리오의 재능을 믿고 8년 8200만 달러 장기 계약을 안겨줬다.
스몰마켓 팀인 밀워키의 이례적인 대형 투자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추리오와 장기 계약은 밀워키의 리빌딩 전환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 최근 6년간 3번의 지구 우승 포함 5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밀워키는 ‘명장’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이 시카고 컵스로 이적하며서 맷 머피 벤치코치가 새 감독으로 승격됐다.
선수단 재편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핵심 선발투수 브랜든 우드러프를 논텐더 방출했고, FA를 앞둔 에이스 코빈 번스와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 올해 빅리그 데뷔한 2루수 브라이스 투랑, 외야수 살 프렐릭, 제이 윔머 등 젊은 선수들과 함께 추리오가 밀워키 리빌딩의 중심이 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계약으로 인해 서비스 타임 관리도 필요 없어 밀워키가 내년 개막전부터 추리오를 즉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