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선수 폭행으로 트레이드를 당했던 ‘거포’ 나카타 쇼(34)가 기회를 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떠나 주니치 드래건스로 이적할 분위기다. 2년 6억엔(약 53억원) 특급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닛칸스포츠’를 비롯해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주니치가 나카타 영입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날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나카타는 공식적으로 자유의 몸이 됐고, 카토 히로유키 주니치 구단 대표는 “성의 있는 대응을 하고 싶다”며 곧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나카타는 올 시즌을 마치고 요미우리와 계약을 파기하는 옵트 아웃을 선택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요미우리와 3년 계약을 했지만 매 시즌 끝난 뒤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을 넣었다. 요미우리에서의 입지가 좁아지자 나카타는 새로운 팀에서 기회를 찾기로 했다.
그러자 주니치에서 적극적으로 나섰다. 요미우리 시절 추정 연봉 3억엔을 유지하며 2년 다년 계약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총액 6억엔 수준이다. 지난달 중순 나카타가 옵트 아웃을 결정하자마자 유력한 영입 후보로 주니치가 꼽혔는데 진정성 있는 제안으로 영입에 나섰다.
주니치는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꼴찌로 추락했다. 구단 최초 불명예.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도 2011년으로 12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하며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4년 연속 리그 최소 득점에 그치는 등 타선의 힘도 약하다. 나카타의 파워가 가장 필요한 팀이다.
2007년 드래프트 1순위로 니혼햄 파이터스에 지명된 거포 1루수 나카타는 2009년부터 1군 16시즌 통산 1696경기 타율 2할5푼 1523안타 303홈런 1062타점 출루율 .319 장타율 .445 OPS .764를 기록 중이다. 20홈런 이상 기록한 게 9시즌으로 3차례나 퍼시픽리그 타점왕(2014·2016·2020년)에 올랐다. 2015년 프리미어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 중심타자로도 활약했다.
그러나 2021년 8월 동료 선수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큰 파문이 일었다. 니혼햄 구단은 즉시 나카타에게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방출설도 흘러나왔지만 요미우리로 무상 트레이드하며 나카타를 정리했다. 징계성 트레이드로 니혼햄을 떠났지만 하라 다쓰노리 전 요미우리 감독이 재기 기회를 줬다.
요미우리에서 다시 폭행 사건에 대해 사죄의 뜻을 내비친 나카타는 2군으로 강등되는 등 고난을 이어갔다. 연봉도 3억4000만엔에서 1억5000만엔으로 삭감됐지만 2022년 109경기 타율 2할6푼9리(338타수 91안타) 24홈런 68타점 OPS .833으로 반등했다. 연봉도 3억엔으로 다시 올랐다.
하지만 올해 그 기세를 잇지 못했다. 92경기 타율 2할5푼5리(263타수 67안타) 15홈런 37타점 OPS .770으로 주춤했다. 5월에 허벅지 부상을 당한 뒤 페이스가 꺾였다. 나카타가 자리를 비운 사이 카도와카 마코토, 아키히로 유토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며 출장 기회가 줄었다.
하라 전 감독이 시즌 후 아베 신노스케 신임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기고 물러나면서 나카타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결국 나카타는 FA가 아닌 옵트 아웃으로 보상 조건 없이 이적 가능한 신분이 됐다. 재기의 기회를 준 요미우리를 떠나 주니치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새출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