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함덕주(28)가 메이저리그 신분조회 요청을 받으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KBO는 지난달 30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LG 트윈스 함덕주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고, 오늘(30일) ‘해당 선수는 FA 신분으로 해외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 체결이 가능한 신분임’을 통보했다”라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함덕주에게 관심을 보일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이 소식에 놀랐다.
함덕주는 올해로 프로 11년차 시즌을 보낸 베테랑 좌완 불펜투수다. 통산 397경기(501⅔이닝) 35승 21패 49홀드 59세이브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2021년 3월 두산에서 LG로 이적했지만 이적 첫 해 부상에 고전하며 16경기(21이닝)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에도 부상으로 13경기 등판에 그친 함덕주는 올해 57경기(55⅔이닝) 4승 16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3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LG의 29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시즌 종료 후 함덕주는 B등급 FA 자격을 얻었다. LG는 함덕주를 비롯해 임찬규, 김민성 등 내부 FA를 모두 잡는다는 방향으로 스토브리그를 보내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함덕주에 대해 메이저리그의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오면서 변수가 생겼다. 물론 메이저리그의 신분조회 요청이 꼭 영입 시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매우 다양한 선수들을 스카우팅하고 있고 이 중 함덕주를 지켜봤던 한 구단이 확인차 함덕주의 신분조회를 요청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메이저리그가 함덕주에게 완전히 무관심했던 것은 아니라는 방증이 될 수 있다. 미국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는 한국, 일본, 대만 등 해외선수 중에서 메이저리그에 올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에게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팬그래프가 스카우팅 리포트를 제공하는 선수 중에는 함덕주도 포함되어 있다.
팬그래프는 “함덕주는 좌완투수 버전의 세사르 발데스(메이저리그 통산 69경기 5승 6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6.11)라고 볼 수 있다. 특이한 투구폼으로 타자를 속이는 KBO리그 불펜투수로 춤추는 체인지업을 던진다. 그의 팔 동작은 투수라기 보다는 크리켓 볼러와 비슷하다. 손이 멈추고 나면 손목이 팔뚝쪽으로 꺾이고 팔꿈치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잠시 뒤에 스트라이드가 시작되면 공을 던지기 전에 왼쪽 팔이 큰 시나몬 롤처럼 회전한다”라고 함덕주의 독특한 투구폼을 설명했다.
“이런 펑키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시속 70마일대 체인지업은 모든 방향으로 휜다”라고 설명한 팬그래프는 “함덕주의 체인지업은 정말 예측하기 어렵고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함덕주의 직구 구속은 86-89마일(138-143km)에 불과하지만 투구폼 때문에 더 빠르게 느껴지며 충분히 활용할 만하다. 그는 느린 커브볼로 타자와의 볼카운트 싸움에서 앞설 수 있고 직구로 카운트를 잡아야하는 부담을 조금은 덜어준다”라고 함덕주의 구종을 분석했다.
팬그래프는 결과적으로 “함덕주는 중요하지 않은 상황에 등판하는 재밌는 메이저리그 불펜투수가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함덕주에 대한 평가를 종합하면 메이저리그 구단이 실제로 함덕주 영입을 시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LG 차명석 단장 역시 지난달 30일 인터뷰에서 “나도 깜짝 놀랐다. 전혀 알지 못했다. 어떤 의도로 신분조회를 요청한 것인지는 모르겠다”라면서도 “그렇지만 달라질 것은 없다. 협상을 더 해봐야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함덕주와의 재계약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