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포수 골드글러브 9회 수상에 빛나는 ‘전설의 포수’ 야디어 몰리나(41)가 친정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코칭스태프에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
중남미 소식에 정통한 ‘ESPN’ 엔리케 로하스 기자는 1일(이하 한국시간) 몰리나가 가족 문제를 이유로 세인트루이스의 정규직 코치가 되는 것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대신 세인트루이스의 특별 고문으로 스프링 트레이닝과 정규시즌에 정기적인 방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로하스 기자는 ‘몰리나는 자신의 장기적인 계획은 여전히 메이저리그 감독이 되는 것이며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베네수엘라 대표팀 감독을 맡은 몰리나는 오는 4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친선 경기에도 푸에르토리코 팀을 이끈다.
몰리나는 지난 2004년 메이저리그 데뷔한 뒤 2022년까지 19시즌을 세인트루이스에서만 보낸 원클럽맨. 통산 222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7리 2168안타 176홈런 1022타점을 기록했다. 올스타 10회, 골드글러브 10회, 플래티넘 글러브 4회, 실버슬러거 1회 경력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2006년, 2011년 두 차례나 세인트루이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견인했다.
통산 도루 저지율 4할에 달할 정도로 강한 어깨와 물샐틈없는 수비력으로 투수들을 이끈 몰리나는 포수의 상징과 같은 존재. 강력한 리더십을 인정받아 선수 때부터 차기 감독감으로 평가됐다. 몰리나가 은퇴한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팀 평균자책점이 10위(3.79)에서 24위(4.79)로 추락하는 등 마운드 붕괴 속에 71승91패(승률 .438)에 그쳤다. 33년 만에 지구 꼴찌로 시즌을 마쳤다.
세인트루이스가 무너진 팀을 재건하기 위해 몰리나를 코치로 다시 데려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제의도 있었지만 몰리나가 고사하면서 합류가 미뤄졌다. 몰리나가 감독에 대한 뜻을 내비친 만큼 언젠가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 세인트루이스에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현재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카를로스 마몰이다. 지난 2021년 10월 35세 현역 최연소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2022년 첫 해 지구 우승을 차지했지만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2연패로 업셋을 당했다. 올해는 지구 꼴찌로 추락함에 따라 내년에 성적을 내지 못하면 자리가 위험하다. 몰리나가 바로 다음 감독으로 선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몰리나는 은퇴 후 고국 푸에르토리코 대표팀 감독으로 현장 지휘 경험이 있다. 올해 3월 WBC에서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이스라엘과 같은 D조 ‘죽음의 조’에서 2위를 차지하며 2라운드 진출 성과를 냈다. 그러나 8강전에서 멕시코에 4-5로 역전패를 당해 4강 진출은 좌절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