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와 안우진(이상 키움)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가장 눈여겨 보는 선수들이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고척돔에 출근도장을 찍다시피 방문한 이유는 두 선수 때문이다.
이정후는 당장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포스팅시스템 공시를 요청하면서 메이저리그 도전이 본격화 됐다. 올해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키움 스프링캠프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전지 훈련, WBC 대회, 그리고 KBO리그까지. 이정후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기 위해 많은 스카우트들이 방문했다. 이미 많은 정보를 수집한 상태였지만 끝까지 체크했다. 비록 발목 수술로 정규시즌 완주에는 실패했지만 메이저리그는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피트 푸틸라 단장은 이정후의 고척 홈 고별전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마운드에서 리그를 평정한 안우진 역시 메이저리그가 꾸준히 눈여겨 보고 있는 선수다. 안우진의 과거 학교폭력 이슈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대표 자격 실격 처분을 받으며 병역 특례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이미 리포트에 정리해 놓았다. 메이저리그 진출 시기가 다소 늦어지겠지만 안우진의 실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지난달 30일(한국시간), ‘팬그래프’는 아시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면서 향후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들을 정리해 소개했다. 이정후와 고우석,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이마나가 쇼타 등 현재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진행 중인 선수들에 더해 현재 KBO리그 유망주 선수들까지 소개했다.
이정후에 대해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숙련된 컨택에 수비에도 중점을 둔 외야수다. 이정후의 커리어는 빠르게 꽃피웠다. 2017년 신인상을 수상했고 통산 타율 3할4푼 출루율 4할7리 장타율 .491의 기록했다’라며 ‘이정후는 제다이 같은 배트 컨트롤 능력을 갖고 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시원하고 재밌다. 93마일 이상 MLB 평균 구속 대응은 이정후의 그동안 성과와 별개였다. 스윙에 약간 변화가 필요하고 20대 후반으로 갈수록 계속 강해질 것’이라면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안우진은 ‘KBO 최고의 투수지만 그의 미래는 군 복무로 어두워지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사건 때문에 한국 대표팀 선발이 금지되면서 병역 면제로 가는 길이 막혔다’라고 현재 안우진의 상황을 상세하게 적었다.
이정후는 이제 곧 메이저리그로 향한다. 안우진도 2년 넘게 리그를 비운다. 안우진은 지난 9월, 우측 팔꿈치 인대 손상 이상 소견을 받았고 내측측부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약 3개월 가량 초기 재활을 받은 안우진은 오는 12월18일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병역 의무를 마칠 예정이다. 2025년 9월17일에 소집해제다. 2024~2025년 두 시즌 동안 안우진을 볼 수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여전히 지켜봐야 할 선수들이 있다. ‘팬그래프’는 이정후와 안우진 외에도 이정후와 함께 포스팅 된 고우석(LG), 문동주, 노시환, 김서현(이상 한화), 이의리(KIA), 김민석(롯데)을 소개했다. 당장 이 리스트에 소개된 것이 구단들의 직접적인 관심으로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단들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충분한 근거는 될 수 있다.
당장 이정후와 안우진을 내년부터는 볼 수 없는 상황. 이제 시선은 대전으로 향할 수 밖에 없다. 올해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한 거포 노시환에 미완의 대기 김서현까지 소개됐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꽃길을 걷고 있는 선수는 문동주(20)라고 볼 수 있다. ‘팬그래프’는 문동주에 대해 ‘전형적인 메이저리그 투수 유망주급의 체격에 가깝고 현재 강력한 팔에 더 강해질 무언가를 갖고 있는 한국 최고의 영건 유망주 중 한 명이다’라고 소개했다.
2022년 한화의 1라운더인 문동주는 지난 2년 동안 철저한 관리를 받아 왔다. 지난해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내복사근 미세 손상, 5월에는 견갑하근 부분 파열 및 혈종 진단을 받으며 재활에 매진했다. 1~2군 합쳐서 42이닝 만 소화했다. 본격적인 풀타임 시즌은 올해였고 최대 130이닝 제한을 걸었다. 정규시즌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까지 포함해서 130이닝 가량이었다. 적절한 휴식을 주면서 문동주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소화했다.
정규시즌 23경기 8승8패 평균자책점 3.72의 성적을 기록했고 118⅔이닝을 던졌다. 여기에 2군 관리 차원에서 5이닝,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경기 선발 등판해 10이닝(2실점), 시즌이 끝난 뒤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에서 1경기 5⅔이닝(2실점)을 던졌다. 풀타임 첫 해 139⅓이닝을 소화했다. 130이닝 제한을 정확히 지키지는 못했지만 한화는 국가대표 일정까지 챙기면서 문동주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프로에서 2시즌 동안 총 181⅓이닝을 기록했다.
다만 ‘문동주의 패스트볼은 가라앉는 특성을 갖고 있고 이 나이대의 유망주 투수들에게 예상할 수 있는 커맨드와 전반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가다듬는 게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올해 이닝이 많이 늘어났음에도 엄청난 구속을 유지하는 능력은 장기적인 미래를 봤을 때 더 좋아질 수 있는 신호다’라고 긍정적인 면을 더 부각시키면서 문동주의 활약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며 병역 혜택을 받으며 탄탄대로가 열렸다. 여기에 신인왕까지 수상하면서 감격의 시대를 맞이했다. 향후 5년을 이대로만 더 활약하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진지하게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문동주의 한화 대선배인 류현진이 그랬던 것처렴, 신인왕 수상과 리그 평정 후 국제대회 맹활약, 그리고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루트를 밟아갈 수 있을까. 문동주의 미래가 더 기대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