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를 제외하면 주전급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트레이드 자원이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담당 기자 데니스 린은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소토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여기에 추가 트레이드 가능성까지 설명하면서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서 설명했다.
광폭 행보를 보였던 샌디에이고는 최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형 계약을 연거푸 맺으면서 우승을 향해 나아가려고 했지만 포스트시즌에도 나가지 못했다. 돈을 펑펑 썼다. 2021년 2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14년 3억4000만 달로 초장기 연장 계약을 맺은 뒤 지난해 8월 투수 조 머스그로브와 5년 1억 달러에 연장 계약했다. 이어 시즌 후 FA 유격수 잰더 보가츠(11년 2억8000만 달러)를 영입한 뒤 투수 다르빗슈 유(6년 1억800만 달러), 3루수 매니 마차도(11년 3억500만 달러), 내야 유틸리티 제이크 크로넨워스(7년 8000만 달러) 등 대형 계약을 연거푸 맺었다.
그런데 선수단 급여를 지불할 여력이 없었다. 지난 5월, 전담 중계를 맡았던 밸리스포츠의 모그룹인 다이아몬드 스포츠그룹이 파산을 선언언했다. 2013년부터 20년 간 12억 달러, 연 평균 6000만 달러 규모의 중계권 계약을 맺었는데 이 계약이 파기되면서 중계권 수입이 증발됐다. 결국 지난 9월 5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까지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샌디에이고의 재정난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샌디에이고는 올해 61번의 매진을 기록하는 등 327만1554명의 관중을 모았다. 리그 전체 2위이자 구단 역대 최다 관중이었다. 관중 수익은 리그 6위 수준이었다. 흥행 대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었다.
일단 샌디에이고는 당장 연봉 총액을 낮춰야 한다. 올해 개막일 기준으로 연봉 총액은 2억4890만 달러. 수입은 없는데 대형 계약들로 돈이 빠져나갈 곳들이 많다. 기존 계약도 버겁다. 결국 곧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으면서 내년 연봉이 3300만 달러 이상이 될 것이 유력한 후안 소토를 트레이드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디애슬레틱’은 ‘샌디에이고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른 팀들 만큼 선발 투수가 절실하다. 현재 최고의 왼손 타자이자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동기부여를 갖고 있는 소토를 갖고 있다. 소토를 트레이드해서 샌디에이고에 없는 경쟁력 있는 선발 투수를 확보하는 게 현실적인 길이고 논리적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소토를 트레이드 하고 블레이크 스넬, 조쉬 헤이더 등 프리에이전트(FA) 대어들과 계약을 포기하게 되면 내년 팀 연봉은 대폭 줄어든다. ‘팬그래프’는 1억8900만 달러, 메이저리그 연봉 전문 사이트인 ‘Cot’s baseball contratc’에서는 1억8200만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형 계약 선수들이 많은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팀은 유지해야 한다. 무턱대고 리빌딩 버튼을 누를 수도 없다.
결국 트레이드인데, 김하성이 현 시점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언급한 것. 매체는 ‘소토를 제외하면 2루수와 유격수를 볼 수 있는 김하성이 주전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트레이드 자원이다’라면서 ‘올해 팀에 5승 이상을 안겼고 골드글러브 시즌을 만들었다. 또한 구단 통제 아래의 마지막 시즌인 올해 고작 800만 달러의 연봉만 받을 것이다’라고 설명하며 김하성의 저연봉 고효율을 설명했다.
김하성도 곧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결국 김하성을 매물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선발 유망주, 혹은 곧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해줄 젊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가정을 하는 게 무리는 아니다.
아울러 마차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다르빗슈, 조 머스그로브는 모두 전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고 있다. 제이크 크로넨워스도 8개 구단 대상으로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다. 김하성의 트레이드가 주전급 선수들 가운데서는 가장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매체는 언급했다.
매체는 ‘만약 김하성을 트레이드 시킨다면, 많은 위험 부담이 있겠지만 최고 유망주 잭슨 메릴을 승격시키고 이 과정에서 수백만 달러를 아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하성의 갖고 있는 가치도 잊지 않았다. 매체는 ‘2021년부터 김하성은 수천만 달러의 추가적인 가치를 팀에 제공했다. 메릴은 올해 하이 싱글A와 더블A에서 OPS .770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김하성과 같은 수비수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김하성은 올해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5.8, ‘팬그래프’ 기준 4.4를 기록했다. 그리고 2루와 3루, 유격수 등을 오가면서 철통 수비를 보여주며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쾌거다.
이러한 활약은 김하성을 연봉대비 더 가치가 높은 선수로 불리게끔 했다. ‘팬그래프’는 올해 김하성의 활약상이 3500만 달러급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도 2990만 달러급 선수의 활약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그만큼 보이는 기록 이상의 기여도를 보인 선수였다.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자금난 해소와 전력 유지라는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김하성이 트레이드 자원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샌디에이고와의 인연은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