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41)이 한화 이글스 김강민(41)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했다.
오승환은 지난달 30일 서울 논현동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기록상을 수상했다.
KBO리그, 일본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오승환은 올해 만 41세의 많은 나이에도 58경기(62⅔이닝) 4승 5패 2홀드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45을 기록했고 지난 10월 14일 SSG전에서는 1⅓이닝 2볼넷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며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 대기록을 달성했다.
오승환은 “올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서 팬분들께 죄송하고 아쉬움 뿐이다. 내가 이렇게 좋은 기록을 달성할 수 있게 도와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올해 초반에 부침을 겪었지만 몸상태는 자신있다고 생각한다. 큰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된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는 3명의 1982년생 선수 중 한 명이다. 나머지 두 명은 추신수(SSG)와 김강민(한화)이다. 이 중 김강민은 지난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보호선수 35명에 포함되지 못했고 4라운드(22순위)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아 팀을 옮기게 됐다.
2001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18순위)에서 SK(현 SSG)의 지명을 받은 김강민은 올해까지 프로 커리어 23년 동안 SSG에만 뛴 원클럽맨으로 한국시리즈에 무려 8번을 출전해 5번의 우승을 일궈낸 ‘SK 왕조’의 상징이다. 김강민의 등번호 0번은 박경완(등번호 26) 이후 SSG 역대 두 번째 영구결번이 유력했다. 하지만 2차 드래프트로 인해 팀을 옮기면서 원클럽맨 기록은 깨지게 됐다.
SSG 팬들은 이러한 결과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팬들의 비판 여론에 결국 김성용 단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R&D 센터장으로 물러났다가 팀을 떠나게 됐다.
오승환은 “드래프트가 된 날 김강민과 통화를 했다. 통화를 하면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축하한다거나 아쉽다는 말도 못하고 그냥 평범한 이야기를 나눴다.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한화에) 가서는 또 분명히 잘할거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라며 김강민의 다음 시즌을 응원했다.
“SSG 팬분들께서는 많이 아쉬울 것이다”라고 말한 오승환은 “반대로 김강민이라는 선수가 한 시즌이라도 더 현역으로 뛰는게 SSG 팬분들께 조금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팬분들이 김강민이라는 선수를 조금 더 많이 볼 수 있는 기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팬들의 상처난 마음을 달랬다.
오승환에게 김강민의 이적은 마냥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이번 겨울 C등급 FA 자격을 얻은 오승환은 아직 삼성과 재계약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삼성은 3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한 특급 마무리투수 김재윤과 4년 총액 58억원에 계약하며 불펜진을 보강한 상황이다.
“FA와 나이가 참 어울리지 않는다”라며 멋쩍게 웃은 오승환은 “삼성 라이온즈라는 팀이 없었다면 오승환이라는 선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좋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당연하다”라며 삼성에 남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이어서 “그렇지만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는 욕심이 남아있다. 그래서 좋은 성적도 다시 내고 싶고 마지막에 한 번은 정말 삼성이 1등을 할 수 있는, 그리고 나도 나이 이야기가 들어갈 정도로 좋은 시즌을 한 번은 꼭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