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선수들을 괴롭힌 투수 안라쿠 토모히로(27)가 소속팀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방출이다.
라쿠텐은 지난 11월30일 안라쿠와 내년 시즌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데일리스포츠’를 비롯해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은 NPB 보류선수명단 제출 마감일이었지만 라쿠텐은 안라쿠를 제외했다. 방출된 안라쿠는 자유계약이 됐지만 어느 팀도 데려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모리이 마사유키 라쿠텐 사장이 홈구장 라쿠텐모바일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라쿠의 갑질 의혹을 인정했다. 모리이 사장은 “선수, 스태프 등 100여명 상대로 내부 조사를 실시했는데 보도 내용이 거의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모리이 사장을 포함한 임원들이 2개월치 보수의 10%를 감봉하기로 했다.
지난 27일 일본 언론을 통해 안라쿠가 후배 중심으로 선수들을 여럿 괴롭힌 의혹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보도에 따르면 안라쿠는 후배 선수들을 향해 상습적인 폭언을 하며 괴롭힘을 가했다. 라커룸에서 후배 선수를 물구나무서게 해서 하체를 노출시키는 성추행부터 식사 초대에 응하지 않은 후배에게 야밤까지 집요하게 전화하며 괴롭혔다. 머리를 폭행당해 훈련에 지장 받은 선수도 있었다.
보도가 나온 뒤 라쿠텐 구단은 안라쿠와 연봉 협상을 무기한 연기하며 즉시 감독, 코치, 선수, 관계자 등을 상대로 내부 조사했다. 총 137명에게 조사를 실시했는데 안라쿠에게 직접 피해를 받은 사람만 10명이나 됐다. 안라쿠의 괴롭힘을 본 목격자는 40명에 달했다.
괴롭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이상 퇴단은 불가피했다. 모리이 사장은 “선수 본인이 정말 미안하다며 몇 번이나 반성하고 있다. 피해자와 팬들에게 직접 사죄하고 싶어 한다”며 향후 안라쿠가 직접 사죄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리이 사장은 “안라쿠의 인생 전부를 부정하진 않겠다. 우리 구단에 소속돼 있던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확실하게 지켜볼 것이다”며 2025년 이후 계약 가능성에 대해 “지금 여기서 제로라고 말할 수 없지만 재계약 의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가 어떻게 사회에 복귀할지 지켜볼 것이다. 전 소속 구단으로서 지원은 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라쿠텐 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구단은 ‘걱정과 심려를 끼치는 사태가 일어나 마음 깊이 사과드린다. 그동안 선수가 상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향후 괴롭힘이나 이와 유사한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상담 상구를 설치하고, 지속적인 교육 등으로 재발 방지책을 실시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우완 투수 안라쿠는 지난 2014년 드래프트 1순위로 라쿠텐에 입단했다. 2015년 데뷔 후 올해까지 9시즌 통산 231경기(365⅔이닝) 18승21패3세이브50홀드 평균자책점 3.59 탈삼진 277개를 기록했다. 최근 3년 연속 50경기 이상 던지며 주축 불펜으로 활약했다. 올해는 57경기(47⅓이닝) 3승2패10홀드 평균자채점 3.04 탈삼진 32개를 기록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