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한 번은 정말 삼성이 1등을 할 수 있는, 그리고 나도 나이 이야기가 들어갈 정도로 좋은 시즌을 한 번은 꼭 보여드리고 싶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1)은 30일 서울 논현동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기록상을 수상했다.
오승환은 지난 10월 14일 SSG전에서 구원등판해 1⅓이닝 2볼넷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며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 금자탑을 쌓았다. 수상 후 인터뷰에서 오승환은 “올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서 팬분들께 죄송하고 아쉬움 뿐이다. 내가 이렇게 좋은 기록을 달성할 수 있게 도와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올해 초반에 부침을 겪었지만 몸상태는 자신있다고 생각한다. 큰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 초반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잠시 마무리투수 자리를 내려놓기도 했던 오승환은 58경기(62⅔이닝) 4승 5패 2홀드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로 시즌을 마쳤다. 마지막 등판에서는 마침내 통산 400세이브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시즌 종료 후 오승환은 C등급 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왔다.
“지금도 계속 야구장에 나가서 운동을 하고 있다”라고 밝힌 오승환은 “단장님과 이야기를 잘하고 있다. 그런데 단장님이 워낙 바쁘셨다. 오늘도 일찍 와서 단장님과 잘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삼성에 남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삼성은 지난 22일 FA 시장에 나온 마무리투수 김재윤과 4년 총액 58억원에 계약했다. 김재윤은 3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한 특급 마무리투수다. 김재윤이 오면서 오승환이 마무리투수를 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승환은 “김재윤이라는 좋은 마무리투수가 왔기 때문에 팀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선수가 오면서 팀이 강해지고 불펜이 강해질 수 있다. 우리 팀이 항상 가장 큰 문제로 불펜을 지적받았다. 나는 우리 팀이 1승이라도 더 할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이든 하고 싶다. 단장님께도 그런 이야기를 드렸다. 보직은 감독님이 정해주시겠지만 몇 회가 됐든 어디에 나가든 팀이 많이 이기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매번 삼성팬분들께 거짓말 같은 약속을 드리는 것 같다”라며 고개를 숙인 오승환은 “지금 몇 년째 그러고 있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팀이 더 많이 이겨야한다. 마무리투수 보직에 대한 고집은 바보같은 생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팀 승리를 강조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선수들을 바라보며 오승환은 “원래 다른 팀이 우승하는 것을 봐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솔직히 올해 LG가 우승한 것을 보니 샘이 많이 났다. 이제는 우리 팀도 많이 이기고 성적이 잘 나와서 삼성에 더 좋은 선수가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LG가 왕조 이야기를 하는데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내년 시즌 좋은 성적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오승환은 “FA와 나이가 참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도 팀과 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삼성 라이온즈라는 팀이 없었다면 오승환이라는 선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좋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는 욕심이 남아있다. 그래서 좋은 성적도 다시 내고 싶고 마지막에 한 번은 정말 삼성이 1등을 할 수 있는, 그리고 나도 나이 이야기가 들어갈 정도로 좋은 시즌을 한 번은 꼭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내년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