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FA 최대어 3인방의 계약이 모두 마무리 됐다. 이제 시선은 유일한 투수 ‘최대어’ 임찬규(31)의 계약 규모로 관심이 쏠린다.
두산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석환(32)과 4+2년 최대 78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첫 4년 계약 총액은 최대 65억 원(계약금 20억 원, 연봉 총액 39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이다. 4년 계약이 끝난 뒤에는 구단과 선수 간의 합의로 발동되는 2년 13억 원의 뮤추얼 옵션이 포함됐다.
이로써 양석환은 올해 FA 시장 5번째 계약 선수가 됐다. 지난해 LG와 다년 계약을 미리 맺었지만 계약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고 FA를 신청한 오지환은 제외했다.
올해 FA 시장의 시계는 비교적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FA 시장 개장 이틀 만인 지난 20일 전준우가 롯데와 4년 최대 47억 원에 잔류 계약을 맺으면서 포문을 열었고 뒤이어 안치홍이 롯데에서 한화로 이적하면서 4+2년 최대 72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21일 C등급 FA 타자 고종욱이 2년 최대 5억 원에 잔류했다. 22일에는 3년 연속 30세이브의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KT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4년 최대 58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약 일주일이 지나고 양석환의 계약 소식이 들려왔다.
양석환의 계약으로 타자 최대어 3명의 계약은 모두 마무리 됐다. 이번 FA 시장은 ’S급’ 선수가 없었다. 지난해 양의지(두산), 2년 전 나성범(KIA), 박건우(NC)와 같은 대어급 선수들은 없었다. 그러나 이들 3명은 예상했던 금액보다 훨씬 상회하는 평가를 받으면서 계약에 성공했다. 전준우 안치홍 양석환이 올해 계약 총액은 최대 197억 원이다.
아직 타자 중에는 김선빈 이지영 김민식 김민성 등이 남아있지만 앞서 언급했던 선수들처럼 거액을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은 아니다. 불펜 투수 중에서도 최대어인 김재윤이 이미 계약을 마쳤다. 홍건희 함덕주 오승환 임창민 주권 등의 불펜 투수 FA들이 남았지만 김재윤의 계약 총액을 넘어설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이제 유일한 선발 투수 FA인 임찬규의 가치 책정에 시선이 쏠린다. ‘엘린이’ 임찬규는 눈물의 과거를 뒤로하고 29년 만의 통합 우승에 일조했다. 지난해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지만 23경기 6승11패 평균자책점 5.04로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임찬규는 눈물을 머금고 FA 재수를 선택했다.
FA 재수는 보란듯이 성공했다. 염경엽 감독의 시즌 구상에서 임찬규는 선발진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민호 김윤식 강효종 등 젊은 투수들에게 밀렸다. 임찬규는 만능 불펜 역할이었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이민호 김윤식 강효종 모두 시즌 초반을 버텨내지 못했다. 선발진 구상이 완전히 깨졌다.
그러나 이를 수습한 게 임찬규였다. 임찬규는 4월 중순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완주했다. 30경기(26선발) 14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144⅓이닝 55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LG의 선발 고민을 덜게 했고 임찬규 개인적으로도 2020년(10승 147⅔이닝) 이후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와 규정이닝을 채웠다.
임찬규가 선발로 돌아오며 버텨준 초반 덕분에 최대 고비를 넘을 수 있었다. LG는 순항을 이어갔고 통합 우승까지 달릴 수 있었다. 임찬규가 공헌한 게 적지 않다.
일단 LG는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바쁘게 비시즌 행사를 다니고 있다. 차명석 단장은 지난 28일까지 그룹에 보고할 2023년 결산 자료를 정리느라 FA 협상을 미뤄야 했다. FA 선수들의 에이전트에게 양해를 구해 놓았다. 협상 시점이 늦어졌다고 해서 LG의 의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LG도 현재 당연히 임찬규가 필요하고 임찬규도 LG를 향한 애정이 남다르다.
LG는 임찬규를 비롯해 좌완 불펜 에이스 역할을 했던 함덕주와의 협상도 이어가야 한다. 굳이 우선순위를 따지면 임찬규와의 협상이 우선이다. NC가 임찬규를 노린다는 루머가 있었지만 NC는 현 시점에서 FA 영입에 참전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쩌면 경쟁이 없을 수 있는 임찬규 협상이다. 과연 LG는 임찬규의 적정 몸값을 어느 정도로 책정할까. 또 임찬규는 자신의 몸값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까. 안치홍과 양석환, 김재윤(4년 최대 58억원)으로 이미 도합 208억 원 계약을 이끌어 낸 리코스포츠에이전시의 이예랑 대표가 임찬규의 에이전트다.
차명석 단장은 30일 이예랑 대표와 만나서 첫 협상을 가졌다. 차 단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자주 만나서 간격을 좁혀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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