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역대 25번째 메이저리그 선수인 박효준(27)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사실상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오클랜드 구단은 30일(이하 한국시간)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22명의 스프링 트레이닝 초청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기존 오클랜드 소속 선수 13명과 오프시즌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9명의 선수가 포함됐다.
그 중에 박효준도 있었다. 지난 21일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박효준은 외야수로 초청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주 포지션이 유격수, 2루수로 내야에 비중을 둔 박효준이지만 오클랜드는 외야수로 기대하고 있다.
박효준은 지난 2021~2022년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메이저리그 2시즌을 뛰며 2루수(27경기 20선발 173이닝), 3루수(15경기 12선발 100이닝), 유격수(11경기 6선발 80이닝), 좌익수(4경기 3선발 26이닝), 우익수(4경기 3선발 22이닝), 중견수(4경기 2선발 16이닝) 순으로 뛰었다.
메이저리그에선 내야수로 더 많이 나섰지만 올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트리플A 그윈넷 스트라이퍼에선 우익수(53경기 52선발 439⅓이닝)로 가장 많이 출장했다. 2루수(12경기 7선발 70⅓이닝), 3루수(9경기 8선발 74이닝)도 커버했지만 우익수로서 출장 비율이 제일 높았다.
오클랜드는 올해 50승112패로 메이저리그 최저 승률(.309)에 그친 팀으로 전력이 무척 약하다. 스몰 마켓으로 재정적 여유도 없어 겨우내 뚜렷한 보강도 기대하기 어렵다. 선수층이 두껍지 못하고, 주전들을 언제든 트레이드로 팔 수 있는 팀이라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주는 팀이다.
현재 오클랜드는 야수 쪽에선 포수 셰이 랭겔리어스, 1루수 라이언 노다, 2루수 잭 겔로프, 우익수 브렌트 루커, 좌익수 세스 브라운이 주전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나머지 포지션은 경쟁 체제.
내외야 모두 가능하고 쓰임새가 있는 박효준이라 스프링캠프 때부터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빅리그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올해 리그 최다 104승(58패 승률 .642)을 거둔 애틀랜타에서 한 번도 콜업을 받지 못하고 시즌이 끝난 만큼 오클랜드로의 이적은 박효준에게 기회 측면에서 좋은 선택으로 보여진다.
야탑고 3학년이었던 지난 2014년 7월 계약금 116만 달러에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박효준은 같은 학교 1년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보다 더 재능 있는 특급 유격수로 주목받았다. 마이너리그를 거쳐 2021년 7월 양키스에서 역대 25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된 박효준은 데뷔전에서 한 타석을 소화한 뒤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됐다.
피츠버그로 옮긴 뒤 44경기에서 홈런 3개를 치며 가능성을 보여준 박효준은 그러나 2022년 시즌 중 3번이나 마이너에 강등되는 설움을 겪었다. 23경기 타율 2할1푼6리(51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 OPS .648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2시즌 통산 성적은 68경기 타율 2할1리(179타수 36안타) 5홈런 20타점 OPS .638. 지난해 시즌 후 피츠버그, 보스턴 레드삭스, 애틀랜타에서 연이어 양도 지명(DFA) 처리된 끝에 애틀랜타와 마이너 계약을 했다.
올해 트리플A에서 101경기 타율 2할6푼2리(317타수 83안타) 6홈런 42타점 60볼넷 86삼진 16도루 출루율 .385 장타율 .379 OPS .763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애틀랜타의 두꺼운 선수층을 뚫지 못하고 콜업 없이 시즌을 마쳤다. 어느덧 내년이면 28세가 되는 박효준은 아직 병역 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상태로 한국 복귀도 생각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사실상 마지막 도전의 팀이 될 오클랜드에서 박효준이 빅리그 복귀와 함께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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