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KBO리그 MVP를 차지한 에릭 페디(30)가 내년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가 아니라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떠올랐다. 리그 최고 투수를 메이저리그로 떠나보낼 오릭스 버팔로스가 페디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28일 ‘오릭스가 한국에서 올 시즌 20승에 3관왕에 오른 우완 페디 영입을 조사 중이다’며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인 2021년 7승을 올린 대형 우완으로 올 시즌 NC 다이노스로 이적해 한국에서 첫 해부터 구단 최초 20승을 거뒀다. 최다승, 최우수 평균자책점, 최다 탈삼진 3관왕에 빛나는 활약으로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오릭스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 국내 FA 권리를 행사해 니혼햄 파이터스로 이적한 야마사키 사치야 등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2명의 투수가 팀을 떠난다. 16승의 야마모토, 11승의 야마사키 모두 빠지는 것은 큰 타격으로 리그 4연패를 향해 선발 보강이 급선무’라고 오릭스가 페디 영입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올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페디를 관찰하면서 미국 복귀가 기정 사실로 여겨졌지만 일본도 꾸준히 관심을 보였다. 미국 쪽에서 아직 구체적인 팀명이 언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의 오릭스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일본 언론에서 특정 선수에 대한 영입 조사 관련 기사가 나오면 대개 영입 전 단계로 해석된다.
오릭스는 최근 3년 연속 퍼시픽리그 우승팀으로 전력이 강한 팀이다. 에이스 야마모토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한 빈자리를 메우는 게 과제로 페디라면 좋은 대체자가 될 수 있다. 포스팅으로 나가는 야마모토는 최대 2억 달러 이상 대형 계약이 예상되는데 이 경우 오릭스도 3200만 달러에 가까운 거액을 손에 쥘 수 있다.
페디 영입전에 있어 돈 싸움이 된다면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오릭스를 이기기 어려울 수 있다. 2017~2022년 6년간 워싱턴에서 빅리거 생활을 한 페디의 메이저리그 복귀 열망이 크다면 어쩔 수 없지만 금전적으로는 일본행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페디는 지난 27일 KBO 시상식에서 MVP 수상 후 향후 거취에 대해 “NC와 먼저 이야기한 뒤 다른 팀들과 대화할 예정이다. NC는 수많은 팀 중에서도 매우 좋은 팀이다”며 애정을 드러냈지만 미국과 일본이 동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한국 잔류는 어려운 분위기다.
한편 KBO MVP 수상 후 일본으로 건너간 외국인 선수는 3명이 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최초로 MVP에 오른 거포 1루수 타이론 우즈는 두산에서 4년을 더 뛰고 2003년 일본에 진출했다. 이어 2007년 두산 투수 다니엘 리오스, 2020년 KT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도 MVP를 받은 뒤 이듬해 거액에 일본으로 옮겼다.
우즈는 2003~2008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6년을 뛰며 통산 824경기 타율 2할8푼9리 851안타 240홈런 616타점 OPS .964로 크게 성공했다. 반면 리오스는 2008년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11경기(64⅓이닝) 2승7패 평균자책점 5.46으로 부진하더니 금지약물로 적발로 1년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시즌 중 방출되는 불명예를 썼다. 로하스는 2021~2022년 한신 타이거즈에서 1~2군을 오르내리며 149경기 타율 2할2푼 82안타 17홈런 48타점 OPS .697로 기대에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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