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25·LG)과 이정후(25·키움)의 동반 메이저리그 도전에 미국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매부와 처남은 내년 시즌 함께 빅리그 무대를 누빌 수 있을까.
미국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고우석의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도전 소식을 전했다.
모로시 기자는 “우완 불펜투수 고우석이 그의 처남인 외야수 이정후를 따라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참가한다. 2명 모두 KBO리그 정상급 선수이며,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사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날 "LG 트윈스 구단의 요청에 따라 고우석 선수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해 줄 것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요청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팅을 고지한 다음날 오전 8시(미국 동부시간대 기준)부터 30일째 되는 날의 오후 5시까지 고우석과 계약 협상이 가능하며,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경우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른 이적료를 LG 트윈스에 지급해야 한다. 만약 협상 만료일까지 계약에 이르지 못할 경우 포스팅은 종료되며, 고우석은 다음 연도 11월 1일까지 포스팅될 수 없다.
KBO는 지난 1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14일 LG 고우석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LG 트윈스 소속 선수임을 통보했다“라고 밝혔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1차 지명된 고우석은 올해까지 7시즌을 뛰었다. 데뷔 첫해인 2017년 등록일수가 100일이 되며 FA 자격 취득에 필요한 한 시즌 기준(145일)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각종 국제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일수를 채웠다.
고우석은 2023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7시즌을 채웠고,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고우석의 해외 진출 의사를 확인한 LG 구단은 지난 21일 고우석의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전격 수락했다. 그리고 이튿날 고우석의 대리인 측(리코스포츠에이전시)에 포스팅 수락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LG 차명석 단장은 “고우석에게 한 번 해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쪽에서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지 봐야 한다”라며 “과거 김재환(두산)도 시도했다가 원하는 조건이 나오지 않아 포기했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으니 한 번 해보고 선수가 만족할만한 금액이 나오면 그 때 구단과 한 번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라고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도전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스팅을 하는데 금액이 너무 터무니없으면 본인도 가고 싶겠나. 그래도 일단 포스팅은 해보라고 했다”라며 “금액을 확인한 다음 최종 결정은 어차피 구단주가 하시는 것이다”라고 메이저리그 이적 조건을 덧붙였다.
고우석의 처남인 이정후는 KBO가 나흘 전인 24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포스팅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검증된 국가대표 외야수인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현지 언론으로부터 무려 20개 팀이 이정후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고, 외야 보강이 절실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양키스 등이 유력 행선지로 언급되고 있다.
이정후는 28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함께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을 차릴 예정이다. 미국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자신의 SNS에 “KBO리그 MVP 출신 이정후는 12월 초에 포스팅이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2017년 LG 1차 지명된 고우석은 2019년부터 LG의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7시즌 통산 354경기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고, 지난해 평균자책점 1.48과 42세이브로 세이브왕을 처음 차지하며 리그 최고 마무리로 등극했다.
올해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목과 어깨 부상을 당하는 등 잔부상으로 인해 44경기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에 그쳤다.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했지만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팀의 통합우승에 일조하며 생애 첫 우승반지를 거머쥐었다.
역시 2017년 신인드래프트서 넥센 1차 지명된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 65홈런 515타점 69도루 581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을 기록하며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정규시즌 MVP를 석권했다.
이정후는 2017년 APBC,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과 2023년 WBC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는 부상으로 인해 86경기 타율 3할1푼8리 6홈런 45타점에 그쳤지만 이미 이정후의 실력을 확인한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갑내기 절친이었던 고우석과 이정후는 올해 1월 고우석이 이정후의 여동생인 이가현 씨와 혼인하며 가족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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