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역대 최대 계약을 노리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29)의 명예의 전당 입성에 대한 논의가 벌써 시작됐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28일(한국시간) “오타니의 성공은 당연하게 여겨져서는 안된다. 만약 오타니가 새로운 계약의 대부분을 고전하거나 부상자 명단에서 보내면 어떻게 될까? 팔꿈치 부상 때문에 투구를 할 수 없게 되면 어떻게 될까? 만약 타격이 평범한 수준으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새로운 계약이 참담한 실패로 끝나면 어떻게 될까? 이런 일들은 야구에서 늘 일어난다. 야구의 상징으로 떠오른 오타니의 유산이 빛을 바래게 될까? 그렇지 않다. 그는 이미 명예의 전당에 올라갈 만큼 놀라운 일을 해냈다”라며 오타니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성과를 이미 이뤄냈다고 주장했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타자로 403경기 타율 2할8푼6리(1035타수 296안타) 48홈런 166타점 OPS. .859, 투수로 85경기(543이닝) 42승 15패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하며 일본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2017년 시즌을 마친 뒤에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오타니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투타겸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
MLB.com은 “당시 오타니는 만 23세에 불과했다. 일본에서는 투타에서 모두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투구를 하고 타격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한 의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타니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포스팅비 2000만 달러와 몇 백만 달러의 국제 아마추어 계약금)으로 영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치가 대단했지만 구단 경영진, 코치, 스카우트, 선수들은 그가 부상 위험, 포지션 경쟁, 일정과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을지 궁금해 했다”라며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넘어올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오타니는 이러한 어려움을 모두 이겨내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2018년 곧바로 투타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다소 주춤했지만 2021년 155경기 타율 2할5푼7리(537타수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OPS .965, 투수로 23경기(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고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하는데 성공했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대 계약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타자로 157경기 타율 2할7푼3리(586타수 160안타) 34홈런 95타점 OPS .875, 투수로 28경기(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빼어난 활약을 펼친 오타니는 애런 저지(양키스)가 62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홈런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MVP를 차지하면서 MVP 투표 2위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올해는 135경기 타율 3할4리(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 투수로 23경기(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만장일치로 MVP를 들어올렸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아시아선수가 MVP를 두 번 이상 수상한 것은 오타니가 처음이며 만장일치 MVP를 두 번이나 수상한 것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타자 716경기 타율 2할7푼4리(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OPS .922, 투수 86경기(481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MLB.com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메이저리그에서 최소 10시즌을 뛰어야 한다. 오타니는 아직 6시즌밖에 뛰지 않았기 때문에 4시즌이 남았다. 오타니는 이 조건은 충족할 것이다”라면서 “보통 세 번 정도 최정상급 시즌(MVP 2회와 2위 1회)을 보낸 선수를 미래의 명예의 전당 헌액자라고 하지는 않지만 오타니의 2021~2023년과 이 때 활약이 스포츠에 전반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를 고려하면 그를 명예의 전당에 헌액시키기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3시즌 동안 OPS .95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보다 높은 OPS를 기록한 타자는 저지(1.017)가 유일하다. 이밖에 홈런 4위(124), OPS+ 4위(161), 장타 2위(228), 도루 공동 18위(57)에 올랐다. 그는 지명타자로 뛰면서 bWAR(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14.3을 기록하며 야수 18위를 차지했다.
MLB.com은 “오타니의 타격 성적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타니는 두 번째 팔꿈치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좋은 투수였다. 투수 bWAR은 14.2를 기록했다”라며 오타니가 최고의 타자인 동시에 좋은 투수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타자와 투수를 합쳐 오타니는 2021년 bWAR 9.0, 2022년 9.6, 2023년 10.0을 기록했다”라고 설명한 MLB.com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세 시즌 연속 WAR 9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베이브 루스, 밥 깁슨, 레프티 그로브, 미키 맨틀, 로저스 혼스비, 윌리 메이스, 배리 본즈 뿐이다”라며 오타니의 활약을 조명했다.
“메이저리그에 단일 시즌이나 여러 시즌에 걸쳐 눈부신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넘쳐난다”라고 인정한 MLB.com은 “데니 맥래인, 데일 머피, 돈 매팅리, 대릴 스트로베리는 오타니가 명예의 전당에 간다면 할 말이 있고 그럴만 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단순히 성적이 아니라 야구를 바꾼 선수다. 현재 명예의 전당에도 커브를 개발한 것으로 전해지는 캔디 커밍스, 1871년 프로리그 첫 안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디콘 화이트 등 야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된 선수들이 들어가 있다”라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기준이 단순히 성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오타니는 현대야구에서 투타겸업을 한 최초의 선수로 ‘오타니룰’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메이저리그 규정을 만들어냈다. 또한 오타니를 기점으로 투타겸업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MLB.com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20라운드에 걸쳐 8명의 투타겸업 선수들이 지명됐는데 이는 이전 네 개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투타겸업 선수의 두 배에 달한다”라고 강조했다.
MLB.com은 “오타니는 우리가 목격한 최고의 선수일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선수다. 오타니가 빠진다면 21세기 야구 이야기는 이미 완성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미 명예의 전당에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오타니의 명예의 전당 헌액을 전망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