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준(27)이 내년에도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재도전한다.
박효준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 7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트리플A 그윈넷 스트라이퍼스에서 FA로 풀린 뒤 2주 만에 새로운 팀을 찾은 것이다. 마이너리그 계약 후 오클랜드 산하 트리플A 라스베가스 에비에이터스에 배치된 박효준은 내년에도 트리플A에서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선다.
박효준은 올해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한 번도 밟지 못했다. 트리플A에서 우익수, 2루수, 3루수 등 3개 포지션을 넘나들며 101경기 타율 2할6푼2리(317타수 83안타) 6홈런 42타점 60볼넷 86삼진 16도루 출루율 .385 장타율 .379 OPS .763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올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정규시즌 최고 승률(104승58패 .642)을 낸 애틀랜타에서 콜업 기회가 없었다. 결국 시즌 후 애틀랜타에서 FA로 풀린 박효준은 리그 최약체인 오클랜드로 이적했다. 올해 오클랜드는 50승112패로 리그 최저 승률(.309) 팀이었다.
더 많은 메이저리그 기회를 받기 위해선 선수층이 얇은 약팀일수록 유리하다. 박효준처럼 아직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20대 중후반 선수들에겐 오클랜드가 기회의 땅이다.
지난해 시즌 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양도 지명(DFA) 처리된 뒤 오클랜드의 클레임을 받아 이적한 외야수 브렌트 루커(29)가 대표적이다. 루커는 올해 오클랜드의 3~4번 타자로 자리잡아 137경기 타율 2할4푼6리(463타수 114안타) 30홈런 69타점 OPS .817로 활약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1루수 라이언 노다(27)도 올해 오클랜드에 와서 인생이 폈다. 앞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LA 다저스 마이너리그에 머물다 룰5 드래프트를 통해 오클랜드에 온 노다는 올해 128경기 타율 2할2푼9리(406타수 93안타) 16홈런 54타점 OPS .770으로 빅리그 데뷔 꿈을 이뤘다.
오클랜드에서도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박효준의 미국 잔류 가능서도 극히 낮아진다. 20대 후반으로 향하는 나이로 봐서도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 박효준은 아직 병역 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상태다.
야탑고 3학년이었던 지난 2014년 7월 계약금 116만 달러에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박효준은 특급 유격수로 주목받았다. 당시 1년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보다 더 높은 재능을 인정받아 양키스에 스카우트됐다. 2021년 7월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역대 25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된 박효준은 데뷔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됐다.
피츠버그에서 44경기를 뛰며 홈런 3개로 가능성을 보여준 박효준은 2022년 3번이나 마이너 강등되는 설움 속에 23경기 타율 2할1푼6리(51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 OPS .648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2시즌 통산 성적은 68경기 타율 2할1리(179타수 36안타) 5홈런 20타점 OPS .638.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피츠버그, 보스턴 레드삭스, 애틀랜타에서 연이어 DFA 처리된 끝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으나 올해 아쉽게 빅리그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더 이상 물러설 데 없는 박효준이 오클랜드에서 반전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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