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8년 노예 계약이 끝나고 새로운 계약을 따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이른바 ‘노예 계약’으로 묶였던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35)에겐 해방의 날이다.
‘MLB.com’을 비롯해 미국 현지 언론들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FA 투수 마에다와 2년 24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다른 옵션이나 인센티브 조건 없이 2년 2400만 달러를 보장받았다. 신체 검사를 남겨둔 상태로 이를 통과하면 정식 계약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로써 마에다의 8년 노예 계약도 이제는 완전한 과거로 지나갔다. 마에다는 지난 2016년 1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LA 다저스와 8년 보장 2500만 달러 계약을 했다. 계약금 100만 달러, 기본 연봉 300만 달러의 조건. 원소속팀 히로시마 도요카프가 받은 포스팅 금액 2000만 달러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었다.
당시 마에다와 다저스는 개막 로스터(15만 달러), 선발 경기수(15·20경기에 각각 100만 달러, 25·30·32경기에 각각 150만 달러), 투구 이닝(90~190이닝까지 10이닝당 25만 달러, 200이닝 달성시 75만 달러) 등 매년 최대 1015만 달러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넣어 보장액보다 최대 3배 많은 ‘창조 계약’을 맺었다.
당시 마에다의 내구성에 우려가 있어 다저스는 확실한 안전 장치를 걸어두고 싶어 했다. 선수에게 너무나도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마에다는 LA 지역에 있는 다저스 입단을 원했고, 파격적인 계약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2016년 데뷔 첫 해 32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175⅔이닝을 소화한 마에다는 890만 달러를 인센티브로 챙겼다. 그러나 2017년 790만 달러, 2018년 315만 달러, 2019년 540만 달러를 받는 데 만족해야 했다. 선발 자원이 넘치는 다저스에선 시즌 후반마다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고, 선발 및 투구 이닝 부족으로 인센티브 충족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2월 미네소타로 트레이드된 뒤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그해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2위로 최고 활약을 했지만 코로나19 단축 시즌인 탓에 연봉만큼 인센티브도 37% 깎여 300만 달러를 넘지 못했다.
2021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8월 중순 시즌을 일찍 마무리했고, 265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수령하는 데 그쳤다. 그해 9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지난해 통째로 재활만 하느라 보장 연봉 외 수입이 없었다. 올해는 21경기(104⅓이닝) 6승8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지만 4월말 삼두근 부상으로 두 달을 이탈하는 바람에 265만 달러의 인센티브로 끝났다.
마에다가 8년간 챙긴 인센티브의 총액은 약 3365만 달러. 보장 계약 2500만 달러를 포함하면 총 수입이 5865만 달러로 8년 노예 계약이 마무리됐다. 8년간 인센티브를 모두 충족했다면 최대 1억62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계약이었지만 애초부터 불가능한 조건이었다. 결국 최대 총액의 절반 수준을 조금 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별도의 인센티브나 옵션을 달지 않고 2년 2400만 달러를 풀로 보장받는 계약을 했다. 8년 전 당시 에이전트는 ‘와써맨’ 아담 카츠였지만 2019년 조엘 울프를 거쳐 이번에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계약을 진행했다. 당초 1년 1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이 예상됐지만 2년 2400만 달러 계약을 이끌며 돈복 없었던 마에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