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초 1998년생 외국인 선수가 한국에 온다. 한화의 새 외국인 타자로 낙점된 외야수 요나단 페레즈(25)가 메이저리그의 꿈을 안고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한화는 지난 19일 새 외국인 타자로 페라자와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에 일찌감치 계약을 완료했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보장 80만 달러 조건으로 한화와 사인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스위치히터인 페라자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지만 1998년생으로 아직 25세밖에 되지 않을 만큼 젊다. 올해 트리플A에서 좋은 성적을 낸 만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내년 스프링 트레이닝 초청선수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만했지만 한국행을 결정했다.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베네수엘라 일간지 ‘울티마스 노티시아스’에 따르면 페라자는 한화와 계약에 대해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난 메이저리그에서 뛰겠다는 목표를 잃지 않았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문화가 다른 한국으로 간다. 이곳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페라자가 어린 나이에 한국행을 결심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같은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KBO리그에서 맹활약한 외야수 호세 피렐라(34)의 조언도 있었다. 피렐라는 2021년부터 3년간 삼성 소속으로 KBO리그 통산 420경기 타율 3할5리(1671타수 509안타) 73홈런 286타점 OPS .866의 성적을 냈다.
페라자는 “다행히 피렐라가 한국행에 대해 조언을 해줬다. 그는 몇 년간 한국에서 스타로 활약했고,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며 “문화가 매우 다르지만 한국에 열렬한 팬들이 있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원래 가진 실력을 보여주면 된다는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에릭 테임즈, 메릴 켈리, 조쉬 린드블럼, 다린 러프, 브룩스 레일리, 크리스 플렉센, 드류 루친스키 등 KBO리그 활약을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낸 외국인 선수 케이스가 이제는 수두룩하다. 메이저리그도 늘 KBO리그를 주시하고 있고, 이곳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면 메이저리그에 스카우트될 가능성이 항상 열려있다.
페라자는 “내 역할만 잘한다면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다. 미국에서도 아시아 야구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내가 어떤 활약을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며 “한국에 가는 것을 메이저리그 꿈을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그 꿈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말로 한국행을 빅리그 데뷔를 위한 동기 부여로 삼았다.
17살이었던 지난 2015년 8월 시카고 컵스와 100만 달러에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맞은 페라자는 175cm, 88kg으로 작지만 단단한 체구에서 강한 손목 힘과 빠른 배트 스피드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생산하는 중장거리 타자. 컨택 능력이 좋고, 선구안도 준수하며 장타력도 갖춰 타격 능력은 확실한 선수로 평가된다. 피렐라처럼 매 순간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적인 선수로 팀 분위기도 끌어올리는 스타일로 평가된다.
컵스에서 루키리그를 시작으로 로우·하이 싱글A, 더블A를 차례로 거쳐 올해 트리플A에서 뛰었다. 121경기 타율 2할8푼4리(461타수 131안타) 23홈런 85타점 100득점 76볼넷 119삼진 13도루 출루율 .389 장타율 .534 OPS .922로 활약하며 빅리그 콜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입단 당시 내야수로 시작했지만 수비에 약점을 보였고, 2021년부터 외야로 옮긴 뒤에도 수비 약점이 계속됐다. 뛰어난 타격 성적에도 불구하고 외야 자원이 넉넉한 컵스에서 빅리그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마이너 FA로 풀렸다.
내년에는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빅리그 도전 꿈을 이어간다. 페라자는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프로 선수로 데뷔할 기회를 준 컵스 구단의 믿음에 감사하다. 선수로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한 8년의 시간이었다.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많은 친구들과 훌륭한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 야구의 세계는 매우 좁고, 우리는 앞으로 또 마주하게 될 것이다”며 “이제 난 한국의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계속한다. 신과 함께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성공을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