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활약하며 KBO리그에 스카우트된 투수 마리오 산체스(29)가 KIA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반년도 안 돼 다시 대만으로 돌아간다.
대만 ‘유나이티드 데일리 뉴스(UDN)’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산체스가 퉁이 라이온즈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수타이안 퉁이 단장은 “2주간 협상이 상당히 순조롭게 진행됐다. 며칠 내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수타이안 단장은 “산체스가 한국으로 갈 때부터 대만에 돌아오면 퉁이 라이온즈를 우선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팀에 있는 동안 동료들, 코치들과 잘 지냈다. 그런 부분이 다시 팀에 돌아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설명을 더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투수 산체스는 지난 2012년 워싱턴 내셔널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한 뒤 2022년까지 마이너리그 10시즌 통산 210경기(77선발·674⅓이닝) 44승33패9세이브 평균자책점 3.94 탈삼진 564개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올해 아시아 무대로 향했다. 대만 퉁이에서 10경기(9선발·62⅔이닝) 8승1패 평균자책점 1.44 탈삼진 42개로 위력을 떨치며 리그를 지배했다. 7월초 한국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대만리그 다승,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릴 만큼 잘 던졌다.
후반기 반격을 위해 새 외국인 투수를 찾던 KIA는 기존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를 모두 방출하며 토마스 파노니와 함께 산체스를 영입했다. 연봉 28만 달러 조건으로 KIA와 계약한 산체스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7월9일 수원 KT전에서 6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0탈삼진 1실점 승리로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데뷔전 때부터 투구시 일정하지 않은 이중 키킹부터 견제시 독특한 스쿼트 동작으로 산체스는 논란의 대상이 됐다. 변칙적인 폼을 두고 상대 팀들의 어필이 계속되자 심판진에선 산체스에게 이중 키킹을 금지했다. 견제 동작에 있어서도 일관성을 주문했지만 심판진에 따라 기준이 다 다르게 적용되면서 산체스가 혼란스러워했다.
커리어 내내 변칙 투구를 구사해온 산체스였지만 한국에선 이중 키킹과 견제 동작 모두 제약을 받았다. 100%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없었고, 더는 데뷔전만큼 강렬한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8월말 팔꿈치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공백 기간을 갖는 등 한국에서 12경기(11선발·63⅔이닝) 4승4패 평균자책점 5.94 탈삼진 59개의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KIA도 시즌 막판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재 속에 6위로 가을야구가 좌절됐고, 산체스 영입도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비록 한국에선 여러 제약으로 특유의 변칙 투구를 할 수 없었지만 이중 키킹과 스쿼트 견제 동작을 전부 허용하는 대만에선 다시 부활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