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이정후 빅리그 도전 응원하는 이종범, "내게 해태-KIA가 있었다면 정후는…"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3.11.27 09: 40

“내게 ‘해태-KIA 타이거즈’가 있었다면 정후에게는 ‘키움 히어로즈’가 있었다.”
‘아버지’ 이종범(53) 코치는 아들 이정후(25)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자신의 배움보다 아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이종범 코치는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양준혁야구재단 2023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참석했다. 올해로 11번째 자선야구대회에 참가했다. 이 코치는 “(양)준혁이 형은 프로 입단 동기였고 현역 은퇴 시기도 비슷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동행해 온 친구이자 선배다. 무엇보다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는 좋은 취지를 가진 행사다. 때문에 비시즌마다 늘 시간을 내서 준혁이 형의 상대 팀 감독으로 참석하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경기 시작에 앞서 종범신팀 이종범이 도열하고 있다. 2023.11.26 / ksl0919@osen.co.kr

이정후. / OSEN DB

이 코치는 올해 좋은 일이 가득하다. LG 코치로 통합우승도 경험했다. 현역 시절에는 해태, KIA 왕조 주역으로 수차례 누려본 일이지만, ‘코치’로는 처음이었다. 이 코치는 “코치로 경험한 우승이라서 감정이 빠르게 식는 듯싶다가도 오늘 LG 선수들을 만나니까 확실히 남다르더라. 기쁨을 만끽하는 게 여전히 느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코치는 “축하받을 일이 또 있긴 했다”고 했다. 이 코치는 “지난 22일 외손주가 태어났다. 너무 기뻤다. 그동안 축하받느라 나도 바쁘고, (고)우석이랑 딸도 바빴다”고 전했다.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올해 1월 이 코치의 딸 가현 씨와 결혼했다. 이 코치는 외손주가 훗날 야구를 하고 싶다고 할 경우 “모르겠다. 정후는 직접 SNS에 올릴 정도로 꼭 야수를 시키고 싶어 하더라. 그런데 외삼촌의 뜻이 그렇게 중요할까. 외손주 직업은 부모님이 정하는 것 아닌가”고 말했다.
그러다 이정후와 사위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해 짧게 말했다. KBO는 지난 15일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LG 고우석, 키움 이정후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며 “해당 선수는 각각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구단 소속 선수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정후. / OSEN DB
우선 KBO는 지난 24일 키움 히어로즈 구단의 요청에 따라 이정후 선수를 MLB 30개 구단에 포스팅하여 줄 것을 MLB 사무국에 요청했다. 이정후는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하고 있다. 고우석은 LG 구단으로부터 포스팅 허락을 받았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일단 아들 이정후의 빅리그 진출 준비가 우선이다. 이 코치는 지도자 공부도 생각했지만,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적응을 먼저 신경쓰고 있다. 이 코치는 “지금 시점에서는 정후가 먼저다. 내 공부는 늦어도 괜찮다. 그건 정후가 본격적으로 시즌에 들어간 뒤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7년 전 키움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아들을 떠올리니 기분이 남다르다. 이 코치는 “내게 ‘해태-KIA 타이거즈’가 있었다면 정후에게는 ‘키움 히어로즈’가 있었다. 키움이라는 팀이 있었기 때문에 정후가 있고, 정후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가능했다. 정후 본인도 그 부분을 잘 알고 있다”고 떠올렸다. 그래서 이정후가 해외에서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어쩔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다.
이정후. / OSEN DB
이 코치는 “과거 일본프로야구(NPB) 경험에서 느낀 대목인데, 타지 문화에 적응하는 게 참 힘들다. 정후가 그런 점에서 자신의 힘을 온전히 쏟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외적인 부분, 미국 생활에서 전반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아내와 함께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뛴 경험이 있는 이 코치는 “일본과 미국은 다르다. 특히 정후는 지금 내가 기술적으론 조언할 게 없다. 이미 다 성장했다. 다만 간혹 멘탈적인 부분만 조금씩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딱히 ‘조언’이라고 할 단계는 아니다. 본인이 직접 느끼고 극복해야 한다. 메이저리그는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다. 적응이 관건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양준혁야구재단 2023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양신 팀이 종범신 팀을 13-9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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