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아무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7년이라는 세월이 길게 느껴지는 거 같다".
지난 22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에서 KT로 이적하게 된 사이드암 우규민은 삼성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25일 '2023 라팍 운동회'가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았다.
‘2023 라팍 운동회’는 블루웨이브 사회공헌행사로서 팀 구자욱과 팀 우규민으로 나눠 기존 포지션을 바꿔 출전하는 ‘WOW BASEBALL’ 5이닝 경기를 치렀다. 우규민은 팀 우규민을 이끌 예정이었으나 KT로 이적하면서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오재일이 감독 대행으로 나섰다.
경기 전 마이크를 잡은 우규민은 "먼저 추운 날씨에도 많은 팬들께서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 본의 아니게 감독직을 내려놓게 됐다. 오재일이 감독 대행으로 팀을 잘 이끌거라 믿는다"고 했다.
우규민은 이어 "다 아시다시피 팀을 옮기게 됐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많은 박수와 함성을 잊지 않고 잘 간직해서 떠나겠다. 너무 죄송하고 감사했다. 그리고 우리 라이온즈 선수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기자와 만난 우규민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시울을 붉히며 "솔직히 아무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7년이라는 세월이 길게 느껴지는 거 같다"면서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라이온즈 팬들의 고마운 마음에 약간 울컥했다. 죄송한 마음도 들고 감사한 마음도 든다. 이제 1루 덕아웃을 사용한다는 게 조금은 낯설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KT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된 그는 "2차 드래프트 이후 아쉬워하시는 팬들도 계시고 제 가치를 인정해준 만큼 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하시는 팬들도 계셨다. 저를 생각해주시는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린다"면서 "지난번에도 이야기했듯 유니폼만 다를 뿐 야구하는 건 똑같다. 새 팀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형제처럼 지냈던 투수조 후배들과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게 무척 아쉽다. 우규민은 "동생들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 누구 한 명 할 거 없이 투수조 모든 동생들과 가깝게 지냈는데 앞으로 함께할 수 없다는 게 너무나 아쉽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는 "최근 들어 팀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데 다 함께 힘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는데 그게 아쉽다. 아직 빛을 못 봤지만 하루빨리 포텐을 터뜨려 성공의 꽃을 피우길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현역 시절 152승을 거둔 레전드 이강철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게 된 우규민은 "코치 시절부터 워낙 존경하고 함께 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겼다. 감독님께서 '잘 부탁한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또 "팀에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린다.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도 큰데 팀이 많은 승수를 쌓고 젊은 투수들의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향후 계획에 대해 "라커룸 정리부터 해야 한다. 사랑하는 우리 투수조 동생들에게 야구용품을 나눠줄 생각이다. 삼성 구단에 양해를 구하고 천천히 뺄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우규민은 2003년 프로 데뷔 후 LG와 삼성에서 뛰면서 1군 통산 759경기에 등판해 82승 86패 90세이브 106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95.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실력은 물론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 역할을 하며 호평을 받아왔다. 올 시즌 56경기에 나서 3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