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이다".
KIA 타이거즈 좌완 김기훈(24)은 2023시즌 아쉬움이 많았다. 2022시즌 막판 상무에서 전역하고 복귀해 150km짜리 뜨거운 볼을 던졌다. 1사 만루 위기에서 두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건져냈다. 5경기에 등판에 불과했지만 2023 시즌 활약을 예고하는 복귀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경쟁을 벌였고 최종 보직은 불펜의 필승조였다. 그러나 초라한 성적이었다. 29경기에 출전해 31⅓이닝을 던지면서 2승 ERA 4.60을 기록했다. 26개의 삼진을 잡았으나 37개의 볼넷이 문제였다. 9이닝당 10.6개이다. 피안타율은 2할4푼3리이지만 WHIP 2.07이었다. 명함을 내밀 수 없는 성적이었다.
1군 주력이 되지 못했고 결국 두 달 넘게 퓨처스에서 내려갔다. 실패한 시즌이었다.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만난 김기훈은 "너무 부족한 시즌이었다. 심리적인 면도 기술적인 부분도 부족했다. 제구 문제도 컸다. 안된 경기를 되짚으면 제구가 안된 것이 많았다. 내 구위를 잘 사용하지 못했다. 안되는 경기가 많다보니 마음이 앞섰다"고 한 시즌을 자평했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는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새롭게 1군 메인코치로 부임한 정재훈 코치의 조언을 받아 자신감을 얻고 있다. "직구도 좋고 체인지업의 무브먼트 좋다고 하셨다. 그것을 잘 사용해서 타자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알려주셨다. 커맨드의 중요성, 볼배합과 코스 공략 등을 말씀하셨다. 캠프내내 연습하고 생각하고 있다. 폼을 바꾸기 보다는 있는 구종을 완벽하게 하자고 말씀해주셔서 동의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코치도 김기훈의 구위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많은 대화를 통해 자신감을 부여하고 있다.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다. 본인이 가진 매력에 비해 결과가 안좋았다. 구위는 대단하다. 직구와 체인지업 터널링 효과도 좋은데 잘 활용하지 못했다. 직구비율이 높고 변화구는 잘 구사하지 않았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타자 유형에 맞게 계속 던져야 한다. 변화구가 좋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타자들이 정말 공략하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김기훈은 "다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한다. 마무리 캠프 막바지인데 내 생각대로 구위와 커맨드가 나오고 있다. 올해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기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웨이트와 러닝도 많이 하고 있다. 오키나와 날씨가 너무 좋다. 야구 환경이 좋아 기분좋게 던진다. 보직은 관계없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떤 역할을 맡기셔도 잘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기훈의 도전은 마무리 캠프에서 끝나지 않는다. 12월에는 비시즌 기간을 반납하고 호주리그 캔버라팀에서 실전에 나섰다. 마무리캠프에서 보강한 부분을 집중 테스트를 하는 시간이다. "호주가서 연습하면 더 좋아질 것이다. 좋은 경험이다. 마무리 캠프에서 준비했던 것을 다 해보겠다. 내하기 나름이지만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김종국 감독도 기대감이 크다. 제구와 자신감을 되찾는다면 엄청난 플러스 전력이 될 수 있다. "볼을 때리는게 틀리고 좋으니까 투수코치들이 욕심을 내고 있다. 폼을 고치기보다는 중심이동 등을 주문하고 있. 최근 1차지명을 받은 후배들이 1군에 다 자리를 잡았다. 해영이는 마무리하고 있고 의리는 선발투수로 자리잡았다. 도영이과 영철이까지 1군 주축이 됐다. 이제 기훈이도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