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7)의 메이저리그 생존 비법이자 경쟁력은 제구력이었다. 스트라이크존 경계를 넘나드는 제구력과 체인지업과 커브 등의 변화구를 기반으로 류현진의 이름을 알렸다.
올해 역대 두 번째 로 받은 팔꿈치 토미존 수술에서 14개월 만에 돌아온 뒤에 류현진이 부상 후유증 없이 11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3.46(52이닝 20자책점) 38탈삼진 14볼넷이라는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도 이 제구력 덕분이었다. 9이닝 당 볼넷은 2.42로 전성기 수준을 회복했다. 90마일(약 145km)이 채 되지 않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88.6마일, 143km)으로도 메이저리그의 힘 좋은 타자들을 억제할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이 제구력을 무기로 류현진은 자신의 가치를 다시 인정 받으려고 한다.
MLB.com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부상으로 올 시즌이 얼룩졌지만 지켜봐야 할 7명의 프리에이전트 선수’라는 기사를 게제하면서 7명 중 한 명으로 류현진을 언급했다.
매체는 ‘류현진은 올해 두 번째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온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4년 8000만 달러 계약의 마지막 해인 올해 11경기 5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라고 올해 성적을 되돌아봤다.
이어 ‘류현진의 트레이드마크인 커맨드가 완벽히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줬다. 스트라이크 존 경계에 던진 공의 비율이 47.6%로 메이저리그 공동 4위(750구 이상 투수들 대상)를 기록했다’라며 류현진의 제구력을 언급했다.
이 제구력을 바탕으로 류현진은 좋은 계약을 받아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매체는 ‘류현진은 효율적인 피칭을 펼치기에 힘으로 압도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37세 시즌을 맞이하면서 성공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뉴욕 매체 ‘NJ.com’에서는 지난 23일, ‘양키스가 영입할 수 있는 레이더망 아래의 옵션’으로 류현진을 언급하기도 했다. 매체는 ‘류현진은 지난 8월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와서 선발 11경기 중 8경기에서 2실점 이하를 허용했다. 88.6마일의 포심 평균 구속은 직전 시즌보다 약간 떨어진 수치다.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 202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를 기록했다. 1000이닝 이상 투구한 현역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은 3.27로 전체 8위에 해당한다’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류현진은 선발 등판할 때마다 팀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이가 있지만 피칭을 할 줄 아는 선수다. 이런 투수를 싸게 살 수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양키스가 류현진에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류현진에게 책정된 몸값은 대체적으로 1000만 달러(약 130억 원) 안팎이다.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류현진을 16명의 주요 FA 선발 투수들 가운데 15위로 올려놓으면서 1년 1200만 달러(약 157억 원)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1년 800만 달러(약 105억 원)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애슬레틱’의 또 다른 필진인 팀 브리튼은 fWAR(팬그래프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와 최근 10년 간 비슷한 성적을 낸 FA 선수들의 계약 규모,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류현진의 몸값은 1100만 달러(약 144억 원)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최소한의 생존과 기회를 보장 받기 위해서도 1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는 게 이상적이다. 류현진 측도 이를 바라고 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류현진의 한국 복귀는 없다. 내년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뛸 것이다”라면서 수요가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오타니 쇼헤이,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의 A급 자원들이 계약을 맺어야 류현진의 계약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그리고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류현진에게 1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