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홀드까지 기록하면서 팀의 좌완 필승조이자 국가대표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NC는 이 선수의 장기적인 보직으로 선발을 고민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김영규(23)에게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NC는 올해 확실한 뒷문 라인을 구축했다. 마무리 이용찬이 기복이 있었지만 경험으로 마무리 자리를 책임졌다. 그리고 류진욱이 70경기 22홀드 평균자책점 2.15, 김영규가 63경기 24홀드 평균자책점 3.06의 성적을 거두며 필승조 라인을 책임졌다. 이들은 NC의 정규시즌 버팀목이자 기적의 포스트시즌 여정을 책임졌다.
반대로 선발진은 시즌 내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초특급 에이스 에릭 페디가 20승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라는 괴물 같은 성적을 거두면서 팀을 끌고 나갔다. 그러나 페디의 파트너는 물론 토종 선발진에서 별다른 힘이 되어주지 못했다. 구창모는 올해 모처럼 건강하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결국 시즌 중반 왼팔 전완부 피로골절 증세가 재발하면서 완주하지 못했다. 구창모는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송명기 최성영 이재학 이용준 등 다양한 선발 자원이 돌아가면서 기회를 받았지만 이들 중 확실한 토종 선발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그나마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을 거치면서 신민혁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위안이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3.76으로 상당히 준수했지만 페디와 다른 외국인 선수(와이드너, 태너)를 제외한 토종 선발 투수들의 성적은 4.53으로 껑충 뛴다. 토종 선발들은 믿음을 주지 못했다. 강인권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 여정을 마무리 하면서 2024년 보완해야 할 점으로 “가을 마무리 훈련에서는 국내 선발진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이 끝나고 9일 간의 휴식을 취하고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마무리훈련. 25일 훈련이 종료되기에 이 짧은 시간 동안 선발진을 확실하게 발굴하기에는 쉽지 않다. 다만 2024년의 구상을 머릿속에 처음으로 그리는 시간이다. 강인권 감독은 2024년의 구상 중 하나로 올해 24홀드를 기록했고 국가대표까지 승선했던 필승조 김영규의 선발 전환을 언급한 것.
김영규는 올해 NC 불펜의 핵심이었다. 좌완 필승조 자리에서 140km 중후반대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정규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했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 1승2홀드 3⅔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NC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지만 김영규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까지 참가하면 잊을 수 없는 한 시즌을 보냈다.
강인권 감독은 “지금 (김)영규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다. 김영규를 전환하기 위해 다른 좌완 투수 자원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2019년에는 선발을 했던 선수다”라면서 “하지만 불펜을 하다 보면 부상 위험도 있다. 선발로 돌아서서 투구수와 이닝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토종 선발이 필요한 상황이라서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영규는 현재 필승조 역할을 맡고 있지만 2019년 데뷔 당시 김영규는 선발로 시작을 했다. 프로무대 데뷔전이었던 2019년 3월27일 창원 KT전에서 6이닝 5피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내기도 했다. 그리고 2019년 마지막 등판이었던 2019년 9월 27일 잠실 LG전에서는 9이닝 7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무4사구 완봉승까지 따내기도 했다. 통산 222경기 중 선발 등판은 31경기. 선발 투수로 성적은 31경기 10승7패 평균자책점 5.39다.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는 2021년 6월9일이었다.
선발 경험도 있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성장했다. 어쨌든 장기적으로는 선발로 자리를 잡아주면 더 좋은 선수다. 마침 토종 선발이 고민이 상황에서 선발진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물론 24홀드를 거둔 국가대표 필승조가 빠지는 것도 동시에 고민해야 했다.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식의 처방이었다.
그러나 마무리캠프를 통해서 대안으로 삼을 수 있는 선수를 발견했기에 김영규의 선발 전환도 논의할 수 있는 것. KT, 넥센(현 키움)을 거쳐서 현재 NC에 자리 잡은 195cm의 좌완 투수 서의태(26), KT에 입단한 뒤 방출됐고 독립리그륵 거쳐 육성선수로 계약했던 박주현(24)이 강인권 감독의 눈에 들어왔다. 서의태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46경기 1승2패 8홀드 평균자책점 4.81의 기록을 남겼다. 박주현은 36경기 2승3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8.60을 기록했다.
선발 한 자리를 마음 편히 맡길 수 있는 국내 투수를 발굴하는 게 NC의 숙제다. 에이스 에릭 페디를 붙잡는다면 변수 하나가 줄겠지만 그 변수가 NC의 2024년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다.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결국 토종 선발진이 받쳐줘야 한다. 강인권 감독은 그 역할을 김영규가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jhrae@osen.co.kr